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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영암군 호텔현대 바이라한 목포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당선의원 사전 간담회는 통합특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첫 공식 무대였다. 자치법규 정비와 의장단 선출 방식, 상임위원회 구성 등 향후 의회 운영의 기본 틀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각인된 것은 미래 비전이 아니라 욕설과 불통, 그리고 특권의식 논란이었다.
논란은 한 지역 언론인이 의회 운영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보도에 따르면 지역은행 노동조합위원장 출신인 박 모 당선인(비례대표)은 70대 언론인과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조폭을 연상케하는 욕설과 거친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인은 주민의 알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존재다. 특히 통합특별시의 출범을 앞두고 의회의 운영 방향과 제도 설계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취재 활동이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설명도, 해명도 아닌 고성과 욕설이었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과연 이것이 시민의 대표가 보여줄 모습인가.
더욱 심각한 것은 간담회 운영 방식이다.
국민주권시대를 외치는 정치인들이 모여 통합특별시의 중차대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정작 행사 시작과 함께 언론인들의 퇴장을 요구하며 사실상 비공개로 진행됐다.
자치법규 정비와 의장단 선출 방식, 상임위원회 개편은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시민들은 자신들을 대신해 일할 의원들이 어떤 논의를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의회는 공개보다 비공개를, 소통보다 차단을 선택했다.
시민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언론을 회의장 밖으로 내보낸 채 국민주권을 말하는 모습은 모순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장소 선정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91명의 당선 의원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호텔에서 진행됐다. 전남도의회 등 공공시설을 활용할 수 있었음에도 굳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시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식사 또한 논란거리다.
시민들은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에서 점심 한 끼 가격조차 부담스러워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그런데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고개 숙이며 표를 호소했던 정치인들이 당선 직후 호텔에서 수만원대 식사를 곁들인 간담회를 열었다면 시민들의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선거 기간 동안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시민을 위해 헌신하겠다", "혈세를 아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선 직후 드러난 모습은 어떠한가.
언론인에게는 욕설이 오가고, 취재는 차단됐으며, 중요한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여기에 호텔 간담회와 고가 식사 논란까지 더해졌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시민을 섬기겠다는 자세보다 시민 위에 서려는 특권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뒤늦게 "언론인에게 행한 폭언과 욕설은 공직자로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고, 광주시당 역시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해당 당선인도 "시의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사과는 시작일 뿐이다.
전남광주특별시의회는 광주와 전남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지방자치의 상징이 돼야 한다. 출범도 하기 전에 막말과 불통, 혈세 논란으로 얼룩진다면 시민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특권을 원하지 않는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호텔이 아니라 현장이고, 비공개가 아니라 소통이며, 욕설이 아니라 품격이다.
김기준 기자(총괄본부장) jebo@jijace.com
2026.07.21 (화) 2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