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내세운 ‘광주형 일자리’는 바로 그 교훈에서 출발했다. 기업이 과도한 비용 부담 없이 투자를 하고, 노동자는 다소 낮은 임금을 감수하는 대신 안정된 일자리와 복지를 보장받는 모델. 사회적 합의를 통한 상생이 그 핵심이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그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 GGM의 현실은 그 출범 정신과 멀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약속된 복지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사측은 당초 합의된 ‘무파업·상생협정’이 깨지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낸다.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채권단 대출 문제가 불거졌다. 사측은 노사 갈등 탓에 은행이 대출 연장을 거부했다고 주장했고, 시민사회는 “노조 압박용 허위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실제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조기상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노사 간 충돌 과정에서 몸싸움과 폭행 시비가 발생했고, 사측은 업무방해·기물파손 등을 이유로 노조원 25명을 형사 고소했다. 노조는 “노조 지회장이 폭행을 당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고소당했다.”며 반발하며 맞고소까지 예고했다. 사측의 강경 대응이 노조를 겁박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결국 채권단 신뢰는 흔들리고, 고용 확대와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가 흔들리면 지역의 신뢰와 미래 먹거리마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노조가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 나은 임금과 근무조건을 요구할 수 있고, 복지 약속의 이행을 촉구하는 것도 정당하다. 그러나 모든 요구가 ‘투쟁’이라는 방식으로만 이어질 때, 상생의 기반은 금세 무너진다. 회사가 버티지 못하면 결국 투자도, 일자리도, 미래도 사라진다. ‘손톱 생각하다 염통을 잃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사측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약속한 복지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노조가 자중하고 양보한다면, 회사도 투자 확대와 신규 차종 확보로 응답해야 한다. 광주시와 지역사회는 그 사이에서 신뢰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자존심이자 대한민국 산업정책의 실험장이었다. 그 상징이 좌초한다면, 다시는 이 같은 모델에 도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투쟁이 아니라 협력이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약속을 지키며,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광주형 일자리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지켜내는 길이다. 이 교과서적인 지적이 GGM 현장에서 얼마나 먹힐까!
“GGM에 대해 더 알고 싶지도 않고, 듣고 싶지도 않다.”는 한 시민의 일갈에 가슴이 저미어 온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2026.07.28 (화) 17: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