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무등산 토끼등 신축 화장실, “필요한 시설 vs 과도한 설치” 공방 속 행정절차·시민소통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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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집중취재

[기자의 눈]무등산 토끼등 신축 화장실, “필요한 시설 vs 과도한 설치” 공방 속 행정절차·시민소통 도마 위

무등산 토끼등 광장 한켠에 신축된 '무방류 순환 수세식' 화장실! Ⓒ김기준 기자
[지방자치일보] 무등산 토끼등 쉼터!

이곳은 광주시민과 탐방객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쉼터다.
원효사쪽에서 바람재쪽으로 방향을 잡고 평탄한 지형을 새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고요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 젖어든다. 토끼등 광장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전망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시민들과 탐방객들은 토끼등 광장에서 바람에 옷깃을 열며 땀을 씻기도 하고, ‘소리정’ 정자에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간식을 먹거나 담소를 나누고, 한쪽에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머무는 시간을 즐겨왔다.
'소리정' 정자! 탐방객들은 이곳에서 가져온 간식을 먹기도 하고 세속의 시름을 털고 땀을 식히며 쉬어간다.Ⓒ김기준 기자

이 토끼등에 난데없이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시민들이 즐겨 이용하던 토끼등 광장의 운동기구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소리정’ 정자를 옮긴 뒤, 기존 ‘소리정’ 자리에 화장실을 신축한 것에서 비롯됐다.

신축화장실은 탐방객들의 위생과 편의를 위해 4억 2천만원이 투입된 가설건축물이다. 높이 6m, 연면적 80.34㎡ 규모이며 부지는 지목상 도로다.
'바람재 쉼터'를 지나 나무숲 우거진 넓은 길이 끝나는 지점에 맨 처음 보이는 것이 신축 화장실이다. 외지인 탐방객들은 반가워하고, 광주시민들은 열에 예닐곱은 답답함을 토로한다.Ⓒ김기준 기자
소리정 정면에 위치한 신축 화장실! 넓고 깨끗하다. 그럼에도 이전부터 이곳을 찾아 '탁 트인 시야에 시원한 바람'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신축 화장실이 달갑지만은 않다. Ⓒ김기준 기자

실상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휴대폰 배터리를 넉넉히 충전하고 아침 일찍 등산화 끈을 묶었다.

제주도에서 처가에 다니러 왔다가 올라왔다는 이OO(남,46) 씨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 화장실도 예쁘고 깨끗하고 좋다.”고 말했다.

산수동에 거주한다는 박OO(72,남) 씨는 “화장실이 멋있고 깨끗하긴 한데,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소리정 정자에 앉아서 정면을 응시하면 화장실이 시야를 가린다. 신축 화장실이 바람을 막고 있고, 화장실 옆에서 간식을 먹기도 조금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토끼등을 자주 찾는다는 한 시민(50,여)은 “운동기구가 없어져 아쉽다.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최소한의 운동기구는 있는 것이 좋겠다.”고 거들었다.
신축 화장실 내부! Ⓒ김기준 기자

앞서, 무등산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존 운동기구가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어서 너무 노후돼 안전사고 우려때문에 철거했다. 재설치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신축화장실이 너무 커서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원효사같은 경우는 저지대여서 오수관로가 있는데 토끼등과 장불재는 고지대여서 오수관로가 없다. 그렇다고 또 푸세식으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다른 국립공원 대피소처럼 ‘무방류 순환 수세식 화장실’로 설계했다. 그래서 오수처리 기계실이 있다. 면적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화장실 오수처리 방식'안내문이 신축 화장실 측면에 부착되어 있다. Ⓒ김기준 기자

“조금만 뒤로 설치했다면 자연 경관을 덜 해쳤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관리공단 측은 “현 위치에서 뒤로 조금만 벗어나면 사유지라 부득이하게 지금의 자리에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토끼광장 외에는 지반력도 약하다.”고 해명했다.
신축화장실 뒷면! 동구청에 확인한 결과 신축화장실에서 인접 사유지까지는 최대 3.2미터정도 떨어져 있다."20~30미터를 뒤로 밀쳐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은 광주시나 국립공원측에서 신규매입을 해서 풀어가지 않는 한 희망사항에 불과하게 됐다. 사유지 매입을 위한 노력을 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김기준 기자

광주시청이나 환경단체 및 시민사회의 의견을 사전에 수렴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인허가법과 관련, 환경부 허가를 통해 공원계획에 반영을 했다. 그리고 화장실 하나를 짓는 데 시민 및 탐방객들의 의견을 일일이 수렴하기는 어렵다. 작년에 원효사 화장실을 지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 때도 따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기자가 모 시민단체·환경단체 대표에게 문의한 결과 토끼등 광장 신축화장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었다. 인허가 관할 동구청 건축과 직원도 전임담당자가 건축물 접수 ·심의 과정에서 현장에 가보았다고 확인해 준 것 외에는 사후 현장점검을 하지 않아보인다.
소리정 바로 아래 위치한 기존 '푸세식' 화장실! 이용 중지 상태다. Ⓒ김기준 기자

무등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광주시민에게는 일상 속 쉼터이자 정신적 지주이며, 연간 수십만 명의 탐방객이 찾는 대표적인 도심형 국립공원이다. 시민 건강과 여가생활은 물론 생태적.문화사적 가치까지 지닌 장소로, 그만큼 환경 정비나 공공시설 설치에는 여론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

토끼등 화장실은 이미 신축·개방됐다. 광주시민과 탐방객들의 위생과 편의를 위해 진행된 일이다. 소통 부재 등 아쉬움이 많지만 긍정적인 효과까지 전면 부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가설 건축물은 유효기간이 3년이다. 연장 또한 가능하다. 무등산국립공원공단은 하나님이 광주시민에게 주신 아름다운 선물을 어떻게 관리할지, 또한 역지사지의 자세로 시민과 탐방객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춰갈지 늘 고민해주기를 기대한다.

[취재현장 포토, 탐방입구~토끼등 광장, 실시간 산행]
6시 30분,원효사쪽에서 토끼등으로 산행코스를 잡았다. 승용차 주차장 및 시내버스 종점에서 하차한 뒤 이곳 탐방입구부터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김기준 기자
7시,만시정(늦재쉼터)을 끼고 우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렇지 않고 직진하면 군사도로를 걷게 된다.Ⓒ김기준 기자
나무숲 우거진 도로를 걷다보면 간이의자가 곳곳에 놓여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부채질을 하며 쉬어 갔을 터! 여전히 그 부채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다음 탐방객을 맞이한다.그것 또한 광주시민의 자랑거리다. Ⓒ김기준 기자
7시 15분,덕산정(철쭉쉼터) 도착! 목적지가 가까워오니 쉬지 않아도 힘이 난다.Ⓒ김기준 기자
'늦재 쉼터'에서 토끼등을 향해 걷다보면 왼쪽에 위치한'너덜겅 약수터'가 보인다. 한 시민은 "옛날에는 음용을 했다.지금은 음용을 하지도 못하지만 가뭄때문인지 물 한 방울도 안 나온다."며 아쉬워했다.Ⓒ김기준 기자
7시 25분,청풍대(바람재쉼터) 도착! 탐방객을 만나 인증샷 품앗이를 한다.Ⓒ김기준 기자
7시 30분, 소리정(토끼등 쉼터) 도착! 이곳에서 증심사 방향으로 곧장 내려갈지,중머릿재로 더 올라갈지,원효사 쪽으로 다시 돌아갈지는 화장실부터 들른 후에…. Ⓒ김기준 기자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