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꾸눈 광대 - 어머님 전상서’의 감동

이명자(광주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2017년 06월 21일(수) 22:00


지난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은 5·18 연극 ‘애꾸눈 광대-어머님 전상서’(이하 ‘애꾸눈 광대’)를 5월 가족과 장애인체육 종사자들과 함께 관람했다.
‘애꾸눈 광대’는 5·18 당시 겪은 자전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서 5·18 부상자동지회 초대회장을 지냈고 이름 없는 시인과 코믹마술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세상(본명 이지현)씨 이야기이다.
질박한 사투리로 짠하면서도 거시기한 사람. 그는 그해 5월에 한 쪽 눈을 잃었으며 수십 차례의 연행과 강제납치, 두 번의 구속과 고문, 그리고 자살기도 끝에 살아남았다.
그의 가족사는 어떤가. 비극의 연속이었다. 남동생은 상무대로 연행당해 심한 고문을 받았다. 여동생은 사고로 잃었다. 어머니 부고 소식을 듣고도 달려가지 못한 사연은 기가 막힐 법하다. 공연 1시간을 앞둔 상황, 어머니 부고 소식을 받았지만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올라야했다.
연극보다 더 연극 같은 삶을 토대로 그는 2010년 5·18 30주년에 1인극 ‘애꾸눈 품바’를 시작했다. 그는 연극을 통해 개인의 아픔뿐 아니라 광주의 ‘한’이자 민족의 아픔을 희망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는 ‘애꾸눈 광대’를 통해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 나라의 수많은 민철(극중 배우)이 가정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기를 염원했다.
그는 5월 공동체 정신과 잃어버린 ‘주먹밥 공동체’를 복원, 민주주의를 찾자는 메시지를 희망의 몸짓으로 풀어냈다. 어려울 때 함께 이겨내려 했던 광주시민의 의지가 80년 5월의 희망을 불렀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이른바 ‘슬프나 결코 슬프지 않게 승화시키는 공연’처럼 시대의 아픔을 노래와 춤에 가미하고 희석시켜 관객과 함께 공감하면서 80년 그날을 다시금 떠올리도록 하는 재미와 의미, 교훈, 감동의 그 자체를 선사했다.
연극은 일제 강점기와 6·25, 5·18을 겪으신 어머님의 한 많은 인생사, 특히 5·18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머와 춤과 노래로 버무렸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눈물과 슬픔으로 사신 어머님의 임종도, 빈소도 지키지 못한 채 공연을 해야만 했던 광대의 운명에 관객들은 함께 느끼고, 분노하고, 가슴앓이 하며 소통했다.
연극이 끝난 뒤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과거 5·18 관련 부상자들과의 인연으로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직접 지켜봤던 만큼 더욱 그랬다.
연극은 5·18의 슬픔을 슬픔으로만 묻어둘 것이 아니라 희망으로 승화시켜야 할 때라고 느끼며 다짐하는 계기도 됐다.
‘애꾸눈 광대’ 는 5·18 기념공연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이 연극은 5월 항쟁과 촛불혁명을 일으킨 위대한 국민들께 드리는 가슴 아픈 시대극이자 휴먼드라마다. 이 때문에 세계 최장수 연극인 영국의 ‘쥐덫’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광주를 대표하는 연극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애꾸눈 광대뿐 아니라 예술을 통해서 광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극뿐만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상설공연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시민들과 전 세계인들에게 광주다움을 보여줄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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