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받은 책’으로만 꾸린 책방 개점 광주 동명동 푸른길 ‘책방 심가네박씨’ 노월성 jebo@jijace.com |
| 2017년 06월 14일(수) 2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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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지행’ 박해용·심옥숙 부부, 도서·인문학 공간 마련
지역 작가 발굴, 책 소개 강의 등 문화 가교역할 자처
“다양한 사람이 만나 자극·공감 얻어가는 공간 되길”
허수경의 ‘너 없이 걸었다’,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 김종영의 ‘지배받는 지배자’, 최진석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
진열장 위에 놓인 책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로 생긴 서점의 콜렉션이다. 동네 서점의 책 목록은 책방의 정체성과도 닮아 있다.
광주 동명동 푸른길에 지난 5월말 ‘책방 심가네박씨’(동구 동명로 67번길 22-2)가 문을 열었다. 주인장은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 모임 ‘인문지행’을 이끌고 있는 박해용·심옥숙 부부다.
책방 이름은 두 사람의 성에서 따왔다. 푸른길을 좋아하던 박해용·심옥숙 부부는 산책을 다니며 ‘조그만 책방을 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던 중 지난 3월 공간을 마련하고 아들과 함께 직접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책방은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는 공부방 역할도 한다. 4년전부터 광주역 인근 작은 공간에서 함께 해온 ‘인문지행’ 정기 강좌 공간으로 활용된다.
심씨는 “책을 많이 읽던 분들은 동명동에 놀러나왔을 때 들를 공간이 있어 좋다고 한다”면서 “서점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이 언젠가는 책방 주인이 될 줄 알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현대 독일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박씨와 같은 대학에서 문예철학과 독일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심씨는 15년간 독일에 머문 후 돌아와 10여년 전부터 강단 강의와 함께 길 위에서 인문학 강좌로 시민들을 만나왔다. 4년전부터는 ‘생활 인문학’을 지향하는 ‘인문지행’을 꾸리고 문학(심옥숙), 서양철학(박해용), 심리학(정의석) 강의를 회원들과 세미나 형식으로 열고 있다.
서점 콘셉트는 ‘시민이 추천하고 시민이 읽는다’로 잡았다. 지금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은 누군가가 읽고 추천한 책들이다.
그는 “아직 초창기라 책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 서점에 있는 책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책, 남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을 추천받아 가져다 놓은 것이다”면서 “누군가가 권하는 책들로 책마다 모두 사연이 있다”고 말했다.
심씨는 서점에 따로 마련한 지역 출판물 코너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며 지역 작가 발굴에도 관심을 두고있다.
그는 “지역 출신 작가들의 흐름은 두 가지인 것 같다. 성공하면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그렇지 않으면 존재 조차도 전혀 알려지지 않는다”면서 “지역 작가들이 지역민들과 만나는 장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점에서는 주 3일(오후 7시30분) 인문 지행 정기 강좌를 진행한다. 오는 19일부터 진행되는 강좌는 ‘미하엘 쿨하스-어느 말장수의 분노, 세상을 흔들다’(심옥숙·월), ‘인본주의 심리치료에 대한 이해 3-진정한 사람되기’(정의석·수), ‘계몽의 변증법-계몽의 빛과 그림자2’(박해용·금) 등이다.
장소를 옮기면서 새로운 강의도 시작한다. 화요일에는 ‘소설, 철학적으로 읽기’(버지니아 울프)를 진행하고 심씨는 미술 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강좌를 준비중이다.
또 책을 소개하는 강의도 신설할 계획이며 그밖에 지역을 자기 몸으로 알아가는 걷기 프로그램도 지속한다. 지금까지 영산강, 광주천, 황룡강을 걸었고 7월부터는 땅끝에서 시작해 삼남길에 도전한다.
부부는 “이곳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자극을 얻어가는 공간이길 바란다”며 “이 안에서 일상에서 잊고 잇던 것들을 깨닫고 서로 공감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월성 jebo@jija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