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축제를 돌아보며 드는 생각 박양수(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
| 2017년 05월 15일(월) 2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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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았던 지난 30년 동안 필자는 지역에서 개최하는 축제를 관람할 기회를 두어 번밖에 가지지 못했다. 물론 미국에 나가 공부하고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그 지역의 축제를 둘러볼 기회를 몇 차례 가졌지만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는 못하였다. 다만 지역 축제들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들은 언론을 통해 가끔 접해왔다. 예를 들어 지방자치단체장의 홍보의 장으로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이는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재원만 낭비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비판이다.
그러다 지난 1월에 광주전남본부장으로 부임한 후 우리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몇 개의 축제를 돌아볼 기회를 가졌고 최근에는 함평의 나비축제에 다녀왔다. 그 과정에서 지역 축제와 관련한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역 축제는 주민이 주인공인 행사인가? 지역 축제는 지역 경제에만 한정된 효과를 가지는가? 아니면 공원처럼 다른 지역 국민들의 삶의 질도 높여주는 외부효과를 가지는가? 지역 축제가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가져야 하나? 축제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 외에 2차적인 효과는 어느 정도의 가중치로 고려해야 하는가? 지역의 축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 것일까?
지역의 축제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뿐 아니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이루어져야 공동체 행사로서 진정한 의미를 새길 수 있다. 물론 축제 자체만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희생은 기본일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독특한 전통이나, 문화유산, 특산물 등에 기반을 두고 그것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인식을 주민들이 함께 나누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전통적인 축제의 의미를 살리기 어렵고 지속성을 가질 수 없다. 물론 독특한 문화유산이 없는 경우에도 함평의 나비축제처럼 타지역과 차별화되는 대상을 찾아내서 주민들의 힘을 모아가면 성공적일 수 있다.
또한 지역 축제가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축제를 계속 개최하는 것은 다른 복지지출 등을 줄이는 커다란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입장료, 음식 및 지역 특산물 판매와 숙박 등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1차 효과) 이외에 지역에 대한 홍보를 강화함으로써 미래의 잠재적 관광객 확보, 지역 생산품의 브랜드화 및 신규 기업 유치 등 2차 효과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축제가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독특한 문화적 자산이나 차별화된 주제를 바탕으로 한 지역 축제는 국민경제 전체의 후생 증진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중앙정부 및 광역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지역 축제는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유산을 보호하고 젊은 세대가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지역 축제의 활성화는 국외여행에 따른 소득 유출을 완화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을 조성하는 것처럼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가 지역 축제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외부효과를 고려하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지자체의 수익성 확보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 및 기초자치단체가 일정비율로 재정을 부담하는 매칭펀드(matching fund) 시스템의 채택이 타당해 보인다.
아울러 한 지역의 축제만으로 관광객들을 숙박까지 유도하며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변 기초자치단체와 협조나 광역자치단체의 개입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의 축제와 주변의 관광이 연계될 수 있는 지점에 리조트 등 고급 숙박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한편 10∼20년 앞으로 시계를 넓혀보면 지역 축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지속성을 담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역 축제의 내용들을 가상현실로 구현해야 하는 한편 젊은 세대들이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크게 강화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는 자연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체험학습을 통해 길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치단체장의 능력이다. 지역 축제의 방향을 정하고 홍보하며 중앙정부 및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재원을 배정받는 것은 상당부분 자치단체장의 능력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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