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사 노조·교육청 상처뿐인 합의안
강용운 yongpresser@jijace.com
2017년 05월 08일(월) 22:00
▲ 초등 돌봄교실전담사(돌봄교사) 고용승계 합의와 관련해 광주시교육청 박재성 교육국장과 정영일 광주교육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이 8일 오전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노조 당초 명분 못살린 초라한 성적표
교육청 협상력 부재 소모적 논란 자초

초등 돌봄교실전담사(돌봄교사)의 노동권 보호와 교육적 가치를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던 고용승계 논란이 상생을 위한 합의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합의 내용을 공개채용 공고 전에 마련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29일간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고 행정의 신뢰도 추락을 촉발시켜 노조와 교육청 모두 상처뿐인 선례를 남겼다.

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과 노조는 전체 채용인원의 134명 중 절반인 67명을 경력경쟁 채용방식으로 선발하는데 합의했다.

경력직은 필기시험 없이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으로만 선발한다. 경력직 제한경쟁에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노조 소속 돌봄교사는 물론 경력을 충족하는 기존 돌봄교사들도 응시할 수 있다.

나머지 67명은 수정 공고를 낸 뒤 기존 방침대로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이번에 합의한 내용은 공채 일정 확정 전에 노조와 교육청이 협의를 통해 충분히 마련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달 19일 공채 발표 전 노조와 고용승계 논란에 대한 협의 과정을 거쳤으나 불발되자 채용 일정을 강행했으며, 다시 협상테이블을 마련해 지난한 과정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교육청과 노조가 애초부터 상생의 협상을 진행했다면 이번 협상안보다 더욱 진일보한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은 물론 소모적인 논쟁과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교육청 본관 현관을 점거한 뒤 노숙농성을 이날까지 29일간 진행했다. 노조의 점거농성으로 교육청 출입문이 대부분 통제돼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 달 가량 노숙농성에 오체투지, 옥상 점거농성까지 수위를 높여 온 결과물 치고는 노조가 거둔 성적이 초라하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당초 134명 전원 고용승계라는 명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내부 비판과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과의 약속인 채용공고안을 철회한 광주시교육청의 내상도 만만치 않다.

당장 수정 공고안 발표로 행정의 신뢰도가 추락한 데다, 돌봄교사 공무직 시험을 준비해 온 다른 수험생들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와의 협상력 부재로 장기 농성사태를 불러왔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진보교육감을 자처하는 장휘국 교육감이 134명 공개채용 일정을 섣불리 발표해 집단 해고 논란을 자초하는 등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날 장 교육감은 "노동과 일자리의 소중함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반칙과 편법이 없는 사회,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주는 공평한 사회를 만드는 것도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육발전자문위원회와 사회 각계 원로, 시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협의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노조의 입장을 거들어 왔던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노조가 어쩔 수 없이 합의에 서명했지만 내부 진통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위탁계약 신분이었던 돌봄교사들이 고용 안정화를 요구하자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무직 전환을 추진했으나 노조와 합의가 불발되자 지난달 19일 134명 공개채용 일정을 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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