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7년 민주화 열기 ‘가득’…현장미술 한자리에 이상호‧전정호 작가, 7월30일 까지 광주시립미술관서 ‘응답하라 1987’ 전시회 김형준 jebo@jijace.com |
| 2017년 05월 07일(일) 2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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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친구다. 그냥 친구가 아닌, 절친이다. 고향도 비슷하고, 대학도 같은 대학이다. 지향하는 이념도 같다. 화단에서는 이들을 떼어놓고 부르는 법은 없다. 그만큼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화가로서는 운명공동체 처럼 받아들여진다. 이상호·전정호 작가의 이야기다.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7년, 거리와 광장에서 집회나 시위용으로 제작됐던 이들의 걸개그림을 비롯해 판화와 깃발그림, 만장 등 현장미술 시각매체들이 한 자리에 출품됐다.
7일 광주시립미술관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7월30일까지 진행되는 ‘응답하라 1987’전의 주인공인 목포 출생 이상호·신안 출생 전정호 작가가 그들이다.
6월 항쟁 30주년을 앞두고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조선대학교 동문으로부터 민족미술협의회와 광주민족민중미술운동연합에서 함께 활동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등 닮은꼴 화가로 평가받는 이 두 작가의 현장미술 시각매체 작품 40여점이 출품됐다. 전시 작품 대부분은 2006년 이상호·전정호 작가가 중심이 돼 복원된 것들이다.
이 두 작가는 1982년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해 1985년 대학 미술패 ‘시각매체연구회’를 결성했을 뿐만 아니라 1986년 ‘시각매체연구회’를 ‘땅끝’으로 개편, 학내 미술운동을 주도했으며, 미술패 후배들과 반독재 민주화와 학원 민주화 투쟁을 위한 수많은 판화와 걸개그림, 깃발, 만장, 현수막 등을 제작한 장본인이다.
특히 이들 작가는 1987년 미술대학 4학년 학생으로 노동자와 농민이 성조기를 찢는 걸개그림 ‘백두의 산자락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를 제작했다는 이유로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미술인으로는 처음으로 국가보안법 적용을 받아 구속 수감된 경우였다.
걸개그림 ‘백두의 산자락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는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그림은 이데올로기의 도해라는 비판이 있었는가 하면, 현실의 가장 올바른 형상화에 이른 작품이라고 하는 긍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1980년대 미술운동을 대표하는 미술장르였던 판화도 출품됐다. 이번 전시에는 1987년 이상호·전정호 작가가 제작한 17점의 목판화와 고무판화 작품, 그리고 판화 원판 일부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상호·전정호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1980년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현장중심 시각매체물들을 제작했는데, 경찰에 의해 탈취되거나 우리 스스로 그것들을 잘 관리하지 못해 현재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어 아쉽다”면서 “이번 전시를 계기로 미술관에서 현장미술 시각매체에 대한 자료 수집 및 관리,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1980년대 이후 이상호 작가는 자주, 민주, 통일을 주제로 불화, 만평, 엽서와 우표 그림 등에 걸쳐 다양하게 작품 활동을 펼쳐왔으며, 전정호 작가는 친일세력 청산과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관심을 표현해 왔다.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3, 4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 개막식은 11일 오후 5시. 개막식에서는 1987년 작가 구속 당시 변론을 맡았던 한승헌 변호사를 비롯해 1988년 ‘전국민족민중미술운동연합 건설준비위원회 공동의장’이었던 홍성담, 송만규 작가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형준 jebo@jija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