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살리자며 통폐합이 답인가요?

임진희(참교육학부모회)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2017년 04월 26일(수) 22:00


광주시교육청의 작은학교 통폐합 추진이 지역교육계의 또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언론에 의하면 교육청은 학생 수가 54명인 중앙초를 인근 서석초와 통합해 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하고 학생 수가 94명인 삼정초는 율곡·두암초와 합친 뒤 특성화고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또 상무·치평중은 통합한 뒤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천곡·첨단중은 통합해 고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도심 공동화에 따라 지속적인 학생수 감소로 학생 수가 200명 미만인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는 것이 이유이다.
당연히 해당학교 학부모들은 이에 반발해 통폐합추진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적게는 수십년, 많게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사람을 기억하는 학생 학부모, 동문들이 있는데 하루 아침에 기억과 역사의 둥지가 송두리째 사라진다고 하니 누군들 가만 있겠는가?
학생, 학부모들은 왜 우리 학교가 사라져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으며 또한 누구의 동의도 얻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청의 일방적인 추진 계획에 의해 통보 받다시피 한 작금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교육청은 지난3월 학교 총회에 와서 교육청의 추진계획을 얘기하고 학부모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의견 수렴해서 추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통폐합 얘기를 처음 들은 학부모들은 대부분 교육청의 의사를 전달과 통보하는 느낌을 받았을 뿐이다. 당사자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이미 교육청은 자체 추진 계획에 의해 몇몇 학교를 선정해 단1년이라는 기간 안에 기존의 학교를 통폐합하고 다른 학교로 전환하겠다고 하니 학부모들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 하는 것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사와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마치 수용하듯이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내고 교육청이 필요한 다른 학교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마구 발표하는 행정의 모습에 분노하는 것이다.
물론 교육청은 도심공동화 학교에 대한 대책과 또 필요에 의해 신설해야 할 학교들을 예산 때문에 신설하지 못해 어떤 방안을 찾아야 할까 오래 고심해 왔을 것이다. 그 속에서 작은 학교의 통폐합과 전환을 해결 방안으로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런 과정을 추진하려면 학생,학부모 당사자와 지역 사회의 동의를 얻기 위한 꾸준한 설득과 전환 이행과정에 대한 준비, 이후의 대책까지 마련하고 합의하는 절차와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 학교가 사라지는 아픔을 겪는 당사자들에 대한 충분한 위로와 그들의 요구에 대한 경청이 우선이어야 한다. 당장 내년에 학교를 비워주면 좋겠다는 얘기가 먼저여서는 아니지 않는가? 불가피하게 전환이 필요한 학교가 생긴다 하더라도 충분한 공론과 사회적합의 속에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진행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적어도 학교를 살려 보고자 갖은 노력을 해오고 있는 학교와 학부모가 일방적 정책추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해야하는 것 아닌가?
광주시교육감은 작은 학교 살리기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정책적으로 추진해왔다. 훨씬 이전에서부터 지산 북분교 살리기에 학부모들과 연대해 결국 생태학교로 거듭나고 학생 수 증가로 얼마 전 본교로까지 승격하게 된 역사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또 열 댓명의 학생 수로 폐교 위기에 있던 동초등학교 충효 북분교를 통학차까지 지원하여 전학생을 유입시키고 현재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마을교육공동체를 어느 학교보다 활발히 만들어 내고 있음을 잘 알 것이다.
도심 속 작은 학교로 폐교위기에 몰렸던 극락초가 혁신학교로 거듭나면서 학생 수 증가와 교육만족도 높은 학교로 홍보되고 혁신교육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음을 더 잘 알 것이다.
단지 학생수가 적다는 이유로 감소 추세라는 이유만으로 필요와 효율의 명분으로 작은 학교가 통폐합되거나 사라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작은 학교가 가진 존재의 힘을 여러 사례에서 지켜본 바 있다. 작은 학교가 마을과 지역과 함께 어떻게 변화하고 아름답게 성장해왔는지 알고 있다. 정책적 필요에 의해 신설해야 할 학교들에 대해서는 꼭 내년 당장 작은 학교 통폐합만을 통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예산확보, 부지선정에 대한 전망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을 세워야할 것이다. 새로운 학교가 필요한 아이들의 교육권도 중요 하지만 지금 있는 학교에서 교육 받고 있는 아이들의 교육권을 우선할 수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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