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안전문화 구축의 시발점 나석주(광주도시철도공사 안전정책본부장)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
| 2017년 04월 25일(화) 2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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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봄 하늘이 오히려 처량한 요즘이다. 3년 만에 상처투성이로 돌아와 목포 신항에 거치된 배를 지켜보는 마음도 그 세월의 무게만치 찢겨져 참담하기 그지없다. 안전 검사와 제반절차가 마무리되고 드디어 선체 수색이 시작됐다. 주인 잃고 잠들어있던 유류품이 하나 둘 발견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축하해야 하는지, 슬퍼해야 하는지 기막힌 혼란이다. 유가족이 되는 것이 소원이라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처절한 기다림을 떠올리니 시야가 흐려진다. 어머니의 눈물이 바다가 되어 가라앉은 배를 휘감아 지켜왔을 3년이었다. 눈물로나마 내 자식 안아줄 수 있을까 가슴으로 더 크게 통곡했을터다. 여전히 노란리본은 봄꽃처럼 천진하게 흩날리고 있다. 기다렸다고. 잊지 않았다고….
인양과 수색 과정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가 안겨 준 충격을 떠올리게 된다. 3년 전의 일이지만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대형 여객선이 침몰 중이라는 뜻밖의 뉴스에 놀랐지만, 해경이 헬리콥터와 구조선을 동원해 구조하고 있으니 큰 일은 없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참담한 결말이었다. 300여명의 소중한 생명이 배와 함께 가라앉는 현장을 전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봐야 했다. 국가기관이 나서서 온종일 구조를 해도 눈앞의 승객을 절반도 못 구한다는 사실에 모두가 경악했다.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러기에 국가라는 안전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은 국가 안전관리시스템의 무능함을 극명하게 보여주었고 국가를 믿어왔던 국민을 좌절에 빠뜨렸다.
정부는 세월호 침몰원인을 앞으로 더 정확히 조사하겠지만 지금까지 결과로는 일단 안전불감이 원인이다. 다시 말해 사고의 원인과 대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원칙 없이 엉망이었다는 결론이다.
지하철 운영기관의 안전총괄 책임자인 필자에게도 세월호는 중대한 문제의식을 던졌다. 안전은 마치 유리처럼 평소에는 못 느끼지만 깨지고 나서야 큰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지금껏 최선의 노력으로 차근차근 성과를 올려왔다. 지난해 무사고·무지연·무재해의 ‘3無 안전지하철’을 이뤄낸 것이 대표적 예다. 그러나 철저한 예방에도 돌발변수는 있기에 방심할 수 없다. 세월호 사건은 ‘그 무엇보다도 안전이 우선’이라는 문구의 진정한 의미를 모든 임직원이 깊이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세월호 참사는 그 어느 재해보다도 안전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크게 높였다. 안전은 번거롭고 귀찮다는 안일함 대신, 더욱 철저하고 확실한 점검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문화가 확산됐다. 너무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서야 얻어낸 변화다. 세월호의 인양을 맞아 언론과 책자 등에서 숱한 자성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모두가 당연한 것을 소홀히 했던 대가가 얼마나 참혹했는지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두 번 다시 이런 가슴 아픈 일을 겪지 않겠다는 격렬한 몸부림이다. 더 이상 눈 앞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외침이다.
이제는 세월호 참사가 그간 우리 사회의 썩은 곳을 도려내고 새 살을 돋게 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침몰했던 안전의식과 국가에 대한 신뢰도 함께 바로서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희생자들에 대한 작은 예의이자,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방법일 것이다.
앞으로도 4월이 되면 눈부신 햇살이 서러워 눈물짓게 되리라. 그러나 눈물은 희망이 되어 빛날 것이라 믿는다.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과제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분들이 어서 가족에게 돌아와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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