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에 생기 불어넣는 도시재생

김성환(광주동구청장)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2017년 04월 16일(일) 22:00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성장과 발전을 거듭한다. 그러나 도시화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쇠퇴의 징후가 시작된다. 거주민들 삶의 터전으로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쇠퇴해가는 도시를 되살리는 도시재생이 필요하다. 다행히 광주 동구는 20여 년이라는 공동화의 긴 침체기 끝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며 도시재생의 중심축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애초 기대했던 파급 효과만큼은 덜하지만 물리적 도시재생을 뛰어넘는 사회문화적 재생의 단초를 제공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4월 재선거를 통해 동구청장에 취임하고 1년 남짓 동구의 도시재생을 이끌면서 세 가지 큰 원칙을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첫째는 재건축·재개발 등 하드웨어 측면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과 역사 등 소프트웨어적인 특색이 살아나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의도에서 보자면,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광주읍성과 4대 성문, 충장로 광주우체국 인근에 있었다는 희경루(喜慶樓), 1960년대 말 태봉산을 헐어 메웠다는 계림동 경양방죽 등 도시를 대표하는 자연·문화유산의 부재는 두고두고 아쉽다.
하지만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원도심인 동구는 그만의 색깔을 지닌 관광자원이 여전히 풍부하게 남아있는 편이다. 광주를 대표하는 충장축제를 비롯해 야간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대인예술야시장·남광주밤기차야시장, 무등산국립공원과 불교문화유적, 허백련과 오지호로 대표되는 예술의 거리 등이 그렇다. 여기에 더하여 지산유원지 문화채색사업, 박물관·미술관 투어, 아시아음식문화지구 조성사업,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 등 동구에 문화와 예술을 입히고자 올해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관광활성화 콘텐츠가 동구만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부여해줄 것이다.
둘째는 관(官) 위주의 도시재생을 넘어 기업과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도시재생에서 행정의 중요한 역할은 지역의 흩어진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데 있다. 노후한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은 기업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며 도시재생을 위한 지역의 역량 역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최근 동구 도심에는 15∼34층 규모의 관광호텔과 주상복합건축물이 속속 들어서는 등 대규모 투자 유치가 활기를 띠고 있다. 동구의 도시개발과 주택재개발 또한 부동산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순차적인 착공이 이어지며 도시의 긴 잠을 깨우는 중이다. 도시의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는 동구의 발전가능성과 투자가치에 기업들이 주목한 결과다. 동구는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인센티브 제공 등 각종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을마다 공동체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조직의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데서 보듯 도시재생을 바라는 주민들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굳건한 것도 반길 일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도시재생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모여서 궁리하고 실행의 중심이 되는 거점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단기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동구는 2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충장미디어산업센터, 궁동두레예술마당, 푸른마을공동체센터 등 작가와 예술가, 마을활동가와 주민이 모이는 3곳의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거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다른 분야의 생산문화와 버무려져 융합되고 재창조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유기적인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동구라는 도시를 나무에 비유하자면 거친 풍상을 겪어 굽고 주름진 고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새 봄의 기운처럼 도시재생이라는 생기를 불어넣으면 그 어느 나무보다 넓고 깊은 꽃그늘을 만들어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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