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소통의 길, 개통 서둘러야

이은방(광주시의회 의장)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2017년 04월 03일(월) 22:00




“희망이란 본디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루쉰의 ‘길’에 대한 명언이다. 루쉰의 말처럼 희망과 길은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다. 걸으면 길이 되고 오랫동안 걷지 않으면 길은 사라진다. 울지 않는 아이에게 젖을 물려주지 않는 것처럼 아무도 걷지 않으면 길이 생겨나지 않는 것은 명확하다.
길은 새로운 세계로 걸어가는 것이다. 길은 소통의 수단이고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의 발길을 트고 이어준다. 우리는 길을 통해 다른 세계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접촉하는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며 공간과 세상에 대한 지배력을 늘려간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길에는 소통하는 삶의 지혜와 생명의 힘이 부족하다. 국가기간 교통망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여 남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서축의 교통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상황이다.
필자는 네팔에서 진료봉사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2·28민주운동 기념식이 열리는 대구 두류공원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광주와 대구는 5·18과 2·28운동이 어려운 시기에 조국의 민주화의 촛불을 당겼던 의거로 민주화의 연대성을 확인하는 것과 함께 광주∼대구 동서내륙철도 건설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내륙철도 건설을 계기로 광주-대구 간 인적 교류와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자는데 뜻을 모았고, ‘철도건설추진협의회’를 조속히 꾸려 광주∼대구 내륙철도 건설 추동력을 확보하면서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양 시 의회는 광주∼대구 동서내륙철도 개설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역량 결집을 위해 의회 간 ‘합동토론회 정례적 개최’와 향후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를 도출하게 되었다.
현재 광주∼대구간의 고속도로는 2015년 4차로로 확장된 이후 교통량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동서화합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도로 하나만으론 지역 간의 교류를 확대하기 어렵고 산업물동량 처리에도 명백한 한계가 있다. 국토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잇고 철도를 뚫어 동서 간 통행로를 다변화하고 물리적 거리를 좁혀 나가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수립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2011∼2020)은 동서 물류수송을 위해 횡단철도를 건설하고 서해안 공업지대와 경북 내륙공업지대·동해안 중공업지대까지 연계시켜 새로운 남부연계경제협력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복안에서 마련된 계획안이었다.
이에 따라 2011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광주∼대구 내륙철도가 추가검토 대상사업으로 반영됐지만 지난해 발표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예산이 단 한 푼 반영되지 않은 채 또다시 추가검토 대상사업으로 남았다.
동서화합과 지역소통, 국토균형 발전과 효율적 교통체계 구축 측면에서 광주∼대구 내륙철도 건설은 절실하다. 당초 광주∼담양∼순창∼남원∼함양∼거창∼고령∼대구 달성(191.6km)을 단선전철로 연결한다는 이 사업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9년간 총 5조원을 투입할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
우리의 염원대로 추진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장차 이 철도가 건설되면 경부선·호남선·경전선·전라선 등과의 연계 교통망 구축에 따라 영·호남의 인적·물적 교류 활성화를 통한 동서화합과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오랜만에 아내의 손을 잡고 서광주역에서 경전선 기차에 올라 지리산 골짜기를 찾아 나섰다. 기찻길은 우리들에게 많은 추억의 보따리를 풀게 한다. 불빛이 듬성듬성한 시골 마을과 한적한 들녘을 바라보며 설레고 들떴던 야간열차에 대한 아련함은 첫사랑의 느낌과도 비교될 만하다.
어둠에 깃든 창밖을 바라보며 좌석에 등을 깊숙이 기대고 상념에 젖어 들었다. 우리가 걷는 길에는 설렘의 길, 배움의 길, 깨달음의 길이 있지만 빛고을 광주의 길에는 발전과 시민행복의 길이 있어야 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아피아가도와 같이 광주∼대구 내륙철도가 속히 개통되어 흥륭과 번영에 지름길이 되길 바란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루쉰의 말처럼 시민의 뜻이 모이고 달빛동맹이 결집하면 광주∼대구를 잇는 동서 내륙철도는 빠르게 생겨날 것이다. 광주∼대구 내륙철도는 동·서간 지역발전을 도모함은 물론, 교역과 문화가 왕성히 소통하는 국토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재도약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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