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써내려간 ‘남도의 서정’ 계승한다

송수권 시인 1주기, 1일 고흥서 기념사업회 창립총회 개최

박종빈 jebo@jijace.com
2017년 03월 30일(목) 22:00
▲故 송수권 시인


전라도 정서를 특유의 서정적 언어로 노래한 고 송수권(1940∼2016) 시인은 남도가 배출한 대표 시인이다. 그는 평생 향토적 서정과 민중의 한을 자신만의 시어로 형상화했다.
1940년 고흥에서 태어난 시인은 순천사범학교와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5년 ‘문학사상’에 시 ‘산문에 기대어’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후학들을 길러냈다.
생전의 시인은 시작 활동 외에도 남도 문화와 관련된 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남도 음식과 남도 사투리 강의를 매개로 남도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도 힘을 쏟았다.
고인은 지금까지 ‘꿈꾸는 섬’, ‘아도’, ‘새야 새야 파랑새야’, ‘자다가도 그대 생각하면 웃는다’, ‘시골길 또는 술통’ 등의 시집과 산문집 ‘다시 산문에 기대어’’, ‘사랑이 커다랗게 날개를 접고’ 등을 펴냈다. 또한 김영랑 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소월 시문학상, 금호문화재단 예술상, 전남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송수권 시인 1주기(4월 4일)를 맞아 ‘(사)송수권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창립이 추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순천대 문예창작과 제자들, 문단 후배인 김선태 시인(목포대 국문과 교수), 고흥작가회의 회장 남선현 시인, 고흥 출신 천창우 시인(인문사회학국가연구원) 등은 최근 모임을 갖고 기념사업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들은 설립취지문에서 “본회는 우리 민족 전통서정 시산맥을 이글어온 평전(平田) 송수권 시인의 문학과 문학에 함의된 역사의식, 민족 고유의 선풍(仙風), 그리고 향토 언어의 생래적 가락을 천착한 이른바 ‘호남학’의 정체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준비위원회 측은 4월 1일 고흥군문화회관 송순섭실에서 창립총회를 열어 ‘풀꽃시인’으로 알려진 나태주 시인을 이사장으로, 상임자문위원에 ‘송수권시문학상’ 1회 수상자인 강희근 경상대 교수를, 상임이사에 천창우 시인을 추대하는 등 임원을 선출하고 사업 계획 및 예산 승인, 정관 제정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기념사업회 설립은 당초 송수권 시인 생존 당시부터 추진돼 왔었다. 그러다 송 시인 타계 직후 순천대 문창과 제자들을 중심으로 준비를 해오다, 올해 들어서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실무를 담당해온 천창우 시인은 “기념사업회 추진은 송수권 시인이 문학을 통해 담아낸 고향의 향토와 대(竹), 뻘물이 깃든 남도인의 토착정서를 계승하고 후대에 전승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향후 송수권시인의 삶과 정신, 문학세계를 계승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시인의 생가 보존사업, 유택의 시비 제막 및 공원화를 비롯 지역 문인 육성을 위한 송수권 시문학교실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생가와 유택은 고흥군에 기부채납을 한 상태다.
특히 생가와 유택 일원(두원면 학림리)을 고흥의 문화테마공간으로 만들어 ‘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에 문향을 덧입힌다는 복안이다. 또한 전국 문학인 및 관람객 탐방을 유도하기 위해 작품 및 배경이 되는 공간의 콘텐츠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기념사업회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송수권시문학상’ 운영도 내실있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군에서 운영을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사업회가 주축이 돼 시상식과 시낭송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학상 분야를 송수권문학상 대상, 송수권문학상 평론연구상, 송수권향토문학상 등으로 세분화하고 시상식(10월 예정)에 맞춰 진행되는 시낭송회도 예선과 본선으로 나눠 시행하기로 했다.
한편 송 시인의 부인 김연엽씨는 “기념사업회 추진은 유족으로서는 고마운 일”이라면서 “남편이 지향했던 문학정신이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종빈 jebo@jij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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