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3·15 의거 57주년의 감회

조계현(4·19혁명 국가유공자)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2017년 03월 15일(수) 22:00




광주 3·15 의거는 광복으로 수입된 민주주의가 토착해 주권재민을 확인·수호하고 독재정권을 타도한 4·19혁명의 첫 봉화로 기록될 역사적 사건이다. 비로소 56주년을 맞아 그 기념식이 광주시의 주관으로 행해진다. 다행이면서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동안 광주 3·15 의거의 의의와 위상, 선양을 위한 논단의 발표 등 노력에도 정부는 물론 광주·전남의 지도자들은 향토의 정체성과 자존심으로 접근하는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4·19 혁명정신을 건국정신이라고 천양한 헌법 전문을 기억하는 광주·전남의 지성인들에게 원망을 넘어 자괴심을 갖기도 하였다.
광주 3·15 의거에 3시간 뒤늦은 마산 3·15 의거의 파장과 많은 희생자의 속출에 국민이 경악하고 그 이미지가 3·15의거를 상징하게 된 것은 존중한다.
그러나, 광주 3·15 의거가 3·15 부정선거를 규탄한 최초의 항쟁이요, 4·19 민주혁명의 첫 봉화라는 역사적 의의와 위상은 마산의 3·15의거가 대신할 수도 없고 가릴 수도 없다.
3·15 의거는 광주와 마산 두 지방에서만 감행된 3·15 부정선거 규탄 항쟁이다. 국민주권을 말살하고 야당을 탄압 해체하다시피 한 독재정권의 비호를 받은 폭력배의 테러와 살인을 주저하지 않은 공포는 야당과 양심세력을 불안에 떨게했다. 3·15 당일 공공연히 불법·부정 투표가 행해진 것을 보고도 숨죽여 있었던 상황에서 전국 250여 시·군 자치단체 중 오직 광주와 마산의 시민만이 몸을 던져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켰다.
광주·전남 일원에서 야당원에 가해진 집단 테러가 여수·광산에서는 살인으로 이어진 분위기 속에서 민주주의의 절망을 몸을 던져 저항한 광주시민의 절규가 ‘민주주의 장송’ 데모이며 광주의 3·15 의거였다.
3·15 의거는 4·19 혁명으로 포괄되어 국가보훈기본법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서 명시된 국가기념 대상이다. 따라서 3·15 의거는 4·19혁명으로 기념되고 있는데 마산에서는 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3월15일을 ‘마산시의 날’로 정해 기념식을 거행하고 있다.
또 의식(儀式)의 격상을 추진해 정부가 지난 2010년 ‘3·15 의거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 마산의 3·15 기념식을 국가보훈처가 주관해 7년을 맞는다.
광주 3·15 의거는 기념식을 별도로 하지 않더라고 4·19혁명의 첫 봉화로서 의의와 위상을 기억하고 교훈되게 표상하는 상징적 기념사업은 정부나 광주시의 의무임에도 이를 환기하는 요로에의 진정에도 외면되어 광주의 3·15 의거는 세월과 함께 잊혀왔다.
다행히 ‘3·15 의거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입법되어 광주3·15의거의 선양과 기념의 당위성이 더욱 뚜렷해졌다. 광주 3·15의거가 마산보다 3시간 앞선 전국 최초의 의거라는 사실이 갖는 역사적 의의와 위상이 그 명분이요 윤리적 당위성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정부는 마산의 기념식을 주관하면서도 광주의 3·15의거의 의의를 외면했다.
이에 광주에서는 임의단체(호남4·19혁명총연합회)에서 2011년부터 3·15의거의 현장, 금남로에서 기념식과 재연 행사를 해 오다가 올해야 광주시가 주관하게 된 것이다. 광주·전남 지도자들은 부끄러워 해야 한다. 이제라도 광주·전남의 자랑스러운 역사 ‘광주의 3·15 의거’를 누구보다 기억하고 천양해야 했던 광주공동체와 그 지도자들이 제자리를 확인한 것은 다행이다.
4·19 혁명에 4월19일과 3월15일, 2개의 국가기념일이 제정(입법)된 현상은 논외로 하더라도 정부는 마산의 3·15 의거 기념식만 주관하고 광주 3·15 의거를 소홀하게 대해온 부당하고 불합리한 시책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광주 3·15의거의 실체적 진실이 갖는 의의와 위상을 바르게 정립하는 일이 4·19혁명 정신을 건국이념으로 한 나라의 역사 바로세우기 출발점이 될 것이다.
‘광주 3·15 의거’의 역사에서 2017년은 의미가 크다. 지난 2월10일 광주시 각계 지도자와 시민단체 대표들로 ‘광주 3·15 의거 기념사업회’가 발족했고 3·15 기념식은 광주시장이 주관하게 된 것이다. 이제 광주 3·15의거는 역사가 아닌 광주시민의 생활 터전에서 그 의의와 위상을 되찾게 되었다. 만시지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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