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춤추고 노래하고 분노한 축제혁명

처용산 시인 두번째 시집 ‘촛불혁명군’ …직접 시위 현장 누비며 쓴 69편 연작시

하예림 poipoi8498@naver.com
2017년 03월 12일(일) 22:00


2004년 ‘문예시대’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처용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촛불혁명군’(문학들 刊)이 나왔다.
“할머니의 품에 안긴 다섯 살 손녀딸도/유모차 속의 아기들도 동참하는 가족혁명”, “트랙터도 농민도 노동자도 중고생도/이발사도 구두닦이도 연대하는 연대혁명”, 재청과 함성과 “자유발언에 폭발하는 으하하하 폭소혁명”, “세상을 바꾸는 개벽혁명”(‘촛불혁명군 19’).
지난 2015년 작고한 문병란 시인의 애제자이기도 한 시인은 제 1시집 ‘새벽좆’에서 투철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민족분단의 현실을 뼈아프게 노래하기도 했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촛불시위 현장을 누비면서 쓴 69편의 연작시를 모은 이번 시집은, 잘못된 권력의 폐해를 고발하고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을 탐색하고 희망하는 웅혼한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 실린 시편들이 개체화되고 내면화된 요즘 시단의 시들과는 확연한 차별성을 띠는 이유를 시인은 청마 유치환 시인의 말로 대신한다.
“내 시는 시가 아니어도 좋다.”
쓰고 싶었던 시보다는 써야 할 것 같았기 때문에 쓴 시편들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시인의 고백에는 잘못된 현실을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과오가 된다는 확고한 역사인식이 깔려 있다.
“꽃과 별과 구름”을 노래하기보다는 “내가 숨 쉬고 발 딛고 부대끼는 삶의 실상을” 손으로, 발로, 목소리로, 눈물로 빚은 시편들은 요즈막 우리가 마주하는 ‘촛불’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201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초저녁/차량통행이 통제되어 소음에서 해방된 금남로/가녀린 촛불들이 똬리 틀고 있는 혁명의 현장//곳곳에 산타 복장을 차려입은 핏빛 산타들이/너울너울 촛불을 휘저으며 상체를 흔들어 가며/촛불혁명군과 시민들을 향해 선물을 토해낸다.//“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즉각 하야하라!/국정파탄 민생파탄 박근혜를 즉각 구속하라!/헌법재판소는 박근혜 탄핵을 즉각 인용하라!”-’촛불혁명군 13’ 부분.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집은 시인 혼자만의 목소리로 채워지지 않는다. 민주공화국을 염원하는 모든 존재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예컨대 “모든 권력은/국민으로부터 나온다/-대한민국 헌법 제1조”(‘촛불혁명군 35’), “체포 영장이 발부되어 특검에 끌려가던/최순실이 발악하는 바로 그 순간에”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적인 촛불혁명군의 즉흥시” “염~병 허~네~/염병~ 허~네/염~병 허~네~”(‘촛불혁명군 47’) 등 대한민국이 직면한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광장에서 함께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 현장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전달하려는 시인의 노력이 담겨 있다.
처용산 시인은 2004년 ‘문예시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서은문학연구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2005년에 출간한 ‘새벽좆’이 있다.

하예림 poipoi84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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