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의 중심에는 교사가 있어야 한다 전상훈 광주첨단고등학교장·시인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
| 2017년 02월 28일(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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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 인생 38년. 남의 얘기로만 흘려듣던 정년이 막상 내 자신의 일이 되고 보니 이런저런 감회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군대 복무를 마치자마자 육지에서 멀고 먼 도서벽지 학교로 첫 발령을 받고, 그 눈망울 초롱초롱하던 아이들 앞에서 꿈과 사랑을 얘기하며 가슴 설레던 때가 엊그제만 같은데 벌써 정년이라니. 아직도 무슨 일이든 젊은이들 못지않게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 그만 무대를 내려가라며 등 떠미는 보이지 않는 손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세상의 자연스런 순리를 거부하고 싶어하는 스스로의 욕심이 부끄럽기도 하다.
평교사 때에는 스스로의 실력과 품행에 있어 아이들의 모범전형으로서 부족함이 없어야 된다는 생각에, 관리자가 되어서는 좋은 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내야하고 학교경영의 성패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늘 어깨가 무거웠다. 그 세월 속에서 맛보았던 숱한 애환들을 아련한 추억의 갈피 속에 묻고 정든 학교를, 한평생 몸담았던 교육 현장을 떠나야만 하는 시점에서 돌아보건대, 동료들과 고락을 함께 나누고 아이들과 더불어 울고 웃었던 교육자로서 걸어온 외길 한평생은 내 인생의 가장 훌륭한 선택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누구는, 이제 정년하게 되면 이런저런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것이고 새롭게 시작될 제 2의 인생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뛸 터이니 무슨 걱정이냐고 위로해 주기도 해서, 고생 끝 행복 시작을 외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교문을 나서도 되련만, 이런저런 걱정과 바람들로 왠지 자꾸 뒤돌아봐지는 마음 한편엔 교육에 대한 못 다한 사랑과 열정이 일말의 후회와 회한으로 남아있는 탓일지도 모를 일이다.
‘떠날 때는 말없이’라는 노래가사처럼 한 가닥 미련조차 남김없이 훌쩍 떠나고 말면 그만이겠지만, 우리 교육이 더 발전하고 도약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교육동지와 후배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다.
첫째, 교육의 중심에는 교사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교육의 존재이유가 학생들에 있는 이상, 그들을 인격적으로 배려라고 존중해주면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교육인지 깊이 고민하는 것이야 당연하고 마땅한 것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주객이 전도되어 선생님이 교실에서 학생들 눈치를 보면서 교육을 행해야 한다면 이 어찌 올바른 교육이겠는가. 무릇 교사는 확고한 자신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그들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지도자여야 한다.
우리 교육의 풍토나 학교문화가 민주적으로 변화하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것이 미성숙한 아이들의 무질서와 부도덕까지 방임하는데 이르게 되면 교육은 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물론 이 문제의 밑바닥에는 교육에 대한 사회전반의 불신, 교권의 실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중심자리에서 교육주체로서 제 역할을 다하려는 선생님들의 의지다. 교실이 흔들릴수록 선생님들이 교육의 중심을 잡고 교육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야만 하는 것이다.
둘째, 교육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절실하다.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기르는 일에 다름 아닌 것임에도 그 본질을 망각한 채, 입시중심의 교육체제를 여전히 고수하면서 단편적 지식위주의 교육에 집착하다보니 아이들의 비인간화가 심화되는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다면 더 이상 우리 교육에 희망이 없다. 교육의 비인간화가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소외를 유발하고 그로 인해 학교부적응 학생, 학교 밖 청소년의 증가가 날로 심화되는 현상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성적 좋고 공부 잘해서 우리 사회 엘리트로 성장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정치, 경제, 사회적 각종 지능 범죄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정과 사회에 대한 억압된 분노를 학교폭력의 형태로 표출하는 청소년들의 일탈과 범죄에 이르기까지 그 폐해는 말로 다할 수 없다.
교육이 바로 설 때에만 우리들 개개인의 삶의 행복도 있는 것이고 국가의 도약과 발전 또한 가능하다. 혹자는 지금 우리 교육이 교실붕괴를 넘어 학교해체의 단계로까지 나가고 있다고도 하지만 선생님들 한분 한분이 교육의 중심에서 서서 교육의 주체로서 교실 안에 생기를 불어넣고, 그 살아있는 교실 속에서 온전한 사람됨의 교육에 매진한다면 분명코 우리가 기대하는 교육입국의 꿈은 분명 실현되리라 믿는다.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