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문화의 좌표 김광욱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
| 2017년 02월 23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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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역 문화실태 조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살펴보니 광주시의 자치구를 찾기는 어려웠다. 구 지역만 살폈을 때 동구가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을 뿐이다. 이를 두고 광주시의 문화행정이 입방아에 올랐다. 이것이 문화도시 광주의 현실이라는 자조 섞인 내용이 주류였다. 과연 광주의 문화수준이 낮을까?
지역 문화실태 조사에 관한 기초 데이터부터 수집했다. 분석 방법과 결과, 그리고 타지역 자료까지 천천히 살펴보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광주시 문화수준은 수준급이다. 적어도 지역 문화실태 조사 결과로 보면 말이다. 아무리 양보해도 우리 스스로를 깎아내릴 정도의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다.
먼저, 문체부에서 실시한 지역 문화실태 조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조사를 수행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도 인정했지만 이것이 지역의 문화현실을 오롯이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개개 지표가 지자체의 문화정책과 의지를 평가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시민의 실질적인 문화 향유 수준으로 오해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가령, 기초자치단체의 전체예산 대비 문화예산 비율을 지표로 설정했는데, 이럴 경우 특별시나 광역시에 해당하는 자치구는 시·군 단위에 비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광역시는 도시 인프라와 산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문화예산의 비율이 낮게 나와 착시현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문화수준이 높다고 짐작하는 서울의 강남3구도 지역 문화실태 조사에서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상위 10개 지역에는 시·군 단위가 9개이며 서울시 성동구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여건이 비슷한 광역시 단위로 묶어서 비교해 보면 어떨까? 광역시 자치구별로 순위를 정리해보니 광주시의 자치구 4곳이 10위 안에 들었다. 부산 4곳, 그리고 다른 광역시의 자치구가 각각 1곳씩 이름을 올렸다. 특정 광역시의 자치구 중 80%가 10위 안에 들었다는 것은 두 가지 의의가 있다. 하나는 지역별로 문화행정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하향평준화가 아닌 상향평준화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광주시의 문화행정이 큰 틀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걸음 더 들어가 보자. 광주시는 어떤 분야에 강했을까? 다른 광역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한 분야가 문화활동과 문화향유에 대한 지표들이다. 문화예술단체며 문화예술인력의 수, 그리고 시민이 무료로 접할 수 있는 문화향유 프로그램 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한 가지 상기해야할 점은 어디까지나 자치단체에 대한 평가일 뿐 국가단위나 민간단위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시설과 프로그램은 제외되었다는 것이다. 즉, 서울의 예술의전당이나 리움미술관 등은 지표에서 제외된다.
이러한 결과는 광주시에 또 다른 과제를 안겨준다. 지금까지 공공영역에서 해야할 것은 착실히 진행하여 왔으나 민간영역은 미숙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술가들이 광주문화재단의 지원금에 의지하지 않고 문화예술 시장에서 시민을 상대로 소통하며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광주시의 문화행정은 좌표 설정을 다시 해야한다. 국비를 확보하는 노력은 물론이고 적절한 배분을 통해 균형 유지를 꾀하면서 민간 자본의 확보와 문화예술시장의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단순히 메세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국비는 정해진 법률 등 제도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민간 자본은 철저히 자본의 이익을 따른다. 그들의 마음에 광주시는 매력이 있어야 하고 투자를 결정했을 때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시스템에 문화행정의 범위에 있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사무를 이양받는 수준의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에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야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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