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엄수경 사진전 ‘기억을 호출하다’

28일까지 광주 장동 비쥬느와르 갤러리

하예림 poipoi8498@naver.com
2017년 02월 07일(화) 22:00




‘처음 들여다 본 그 집의 속살, 발밑을 기어오르던 알아들을 수 없던 소리들의 반란. 담쟁이 한줄기 두런두런 걸어 나와 발목을 잡았다… 불안한 바람이 삐걱삐걱 긴 숨을 토해낼 때 셔터소리 찰칵, 내 심장에 떨어져 사그락 사그락 소리를 냈다.’
동화작가 엄수경씨가 오는 28일까지 광주 동구 장동 쵸콜릿카페 비쥬느와르 갤러리에서 사진전시를 갖는다. 전시 주제는 ‘기억을 호출하다’.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제26호 505보안부대(기무부대) 옛터를 사진으로 기록한 전시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직접적인 현장스케치가 바탕이 됐다. 우연한 기회에 이 곳을 찾게 된 작가는 이젠 폐허가 되어 비극의 흔적만 남은 현장을 회화적 감수성으로 쓸어 담아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보여준다.
무겁고 어두운 역사의 현장이라는데 초점을 맞추는 대신 때로 바람으로, 소리로 색깔로 말을 걸어오는 풍경에 천착해 담담하게 담아낸다. 하지만 빛과 어두움의 구도, 과감한 색조조절로 인한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은 역설적이게도 비극의 역사와 흔적을 더 아프게 담아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작가가 그려내는 은유적 리얼리티는 작품의 생명력을 더한다.
작가는 지난해 ‘목요사진’ 회원들과 옛 광주 505보안부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작가노트를 통해 작가는 “역사기록이라는 소명의식이나, 예술이라는 허울 좋은 옷이나, 문화담론이라는 거창함이 아닌 그저 한 풍경이 내게로 와 말을 걸었다”며 “때로는 바람으로, 때로는 소리로, 빛으로, 색깔로, 냄새로 내게 온 풍경이 세상을 만나러 간다”고 표현했다.
하예림 poipoi84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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