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교장의 취업률 성과급 중단돼야 한다

고용의 질과 안전 담보 안되는 특성화고 취업룰

양정기 jebo@jijace.com
2020년 10월 15일(목) 16:50
▲국회의원 서동용 발언 모습


직업계고 현장실습생과 졸업생들이 일터에서 안전사고를 당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는 가운데 이의 배경 원인인 취업률 경쟁이 구조적으로 부추겨지는 한편 5개 교육청 직업계고 교장들이 여전히 취업률 반영 성과급을 받아온 것이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 을)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따르면 직업계고 현장실습생의 산재사고는 2016년에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7년 제주 현장실습생의 사망 이후 2018년부터 1년간 현장실습 기간이 6개월에서 3개월으로 단축된 뒤 감소해 왔다. 하지만 프레스기에 손가락 끝이 협착되거나(2018년), 컨베이어에 우측 가슴과 어깨가 협착되어 2주간 입원치료를 받은 사고도 포함됐다.

그런데 직업계고 졸업 취업자의 자살을 포함한 산업재해는 고용노동부에서도 교육부에서도 별도로 취합하지 않고 있어 극단적인 사고가 일어난 뒤에야 언론을 통해 확인, 추산할 수 있을 뿐이다. 공식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현장실습생 신분으로 혹은 현장실습 후 직원으로 채용된 뒤 중대사고를 당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어 언론에 발표된 사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2. 2011년 – 2019년, 현장실습생 및 취업자의 중대안전사고/자살 현황
연도
신분
내용
(추정) 원인
기업
2005
현장실습생
사망
엘리베이터 정비중 추락사

2011
현장실습생
뇌출혈 후 뇌사
주야간 맞교대 과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2012
현장실습생
사망
폭풍 속 작업선 전복
건설회사
2014
수습직원
(졸업 전 조기 취업 상태)
자살
폭행, 가혹행위
CJ제일제당 진천공장
현장실습생
사망
공장지붕 붕괴
금영ETS(현대자동차 협력사)
2016
직원
사망
구의역, 전동차에 치임
서울메트로 외주업체
직원
사망
과로, 선임 괴롭힘
성남 외식업체 조리부
2017
현장실습생
자살
업무스트레스
LG유플러스 전주 콜센터
수습직원
자살
과로, 상급자 폭언
금양산업개발
(여수산단 대림산업 협력사)
현장실습생
사망
설비에 끼임
제주 음료공장
[출처: 뉴스타파, ‘노동착취 … 특성화고, 현장파견실습 중단해야’, 2017.03.31., 추가 및 수정]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은 고용의 질과 안전보다는 단순 취업률에만 집중하게 되는 구조라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거듭되는 안전사고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경제적 필요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 및 학부모, 부족한 인력을 단기간 저임금에 활용하려는 기업,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서 신입생 모집을 위해 손쉽게 내세울 유인책이 필요한 직업계고, 그리고 가장 중심에는, 여전히 취업률을 중심으로 직업계고 평가지표를 하달하고 안전사고가 터질 때마다 임시방편식 개선안을 제시해 온 교육 당국이 있다.

교육부는 2019년 1월, 단축했던 현장실습 기간을 다시 6개월로 늘리고 ‘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률 60%’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취업을 강조하는 과거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 연도별 직업계고 관련 시도교육청 평가 편람을 보면 2019년부터는 ‘현장실습 안전 확보 및 활성화’항목을 신설하긴 했지만 여전히 취업률을 운영 성과 평가 주요 지표로 삼고 있다. 2019년 감사원은 “시도교육청은 … 교육부 표준안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취업률과 전문교과 편성비율의 배점 및 급간의 간격을 변별력 있게 구성하여 성과평가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즉 교육부의 기준에 따라 더 꼼꼼하게 취업률을 계산하라고 시도교육청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이런 조건에서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대구, 인천, 울산, 전남, 충북 교육청은 직업계고 교장의 성과급에 취업률(충북은 현장실습 참가율)을 반영해 왔다. 2019년, 교장들이 받은 상여금은 연평균 500만원, 교감은 440만원으로, 취업률 반영률은 충북 25%, 울산 20%, 전남 8% 순으로 높았다.

취업에 대한 학생 및 학부모의 요구를 고려해 취업률 제고 노력으로서 상여금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취업률에 고용의 질과 안전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행히 올해부터 고용보험데이터 국민건강보험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국가승인통계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4대보험 가입 유무과 유지취업율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예컨대 현재의 DB로는 대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직무까지는 등록되지 않아 구체적인 업무 내용, 전공과의 연계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이에 서동용 의원은 “2019년 감사원 감사에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간에 업무협조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 현장실습 제한기업에 학생들을 참여시킨 게 드러났다. 고용보험DB를 활용한 취업률 계산 방식을 환영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 임금체불, 성평등지수, 직장내괴롭힘 등을 세분화한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해야 학생들 뿐 아니라 모든 노동자가 안전한 일터에 일할 수 있을 것”임을 강조한다.

더 근본적 문제는 취업률 반영 상여금을 비롯해 취업률을 높이려는 정책이, 일터에서 근무시간 외 근무나 안전장치가 없는 위험한 작업을 강요당하거나 직장내괴롭힘이나 성차별을 당해도 ‘참아야’하는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현장실습생은 개인이 아니라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으로 참여한다는 유무형의 압박을 받기에 복교할 경우 학교나 후배의 취업에 불이익이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 부당한 처우를 참게 된다.

​경북의 한 직업계고 학생은 “일단 복교라는 게 학교 입장에서는 …… 학생이 일을 제대로 안 해서 잘려서 나왔다, 아니면 스스로 나왔다는 건 의지가 부족해서 이것보다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못 버티고 나오나”라고 생각한다며 그릇된 인식을 꼬집었다. 심지어 지도교사가 SNS를 통해 현장실습생에게‘회사를 그만두면 학교에 대한 배신’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일은 교사들도 취업률 압박을 얼마나 심하게 받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반면 학생들이 일터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노동인권교육은 서울, 충북 등 일부 교육청을 제외하면 대체로 부진하고 시도교육청별 격차도 크다. 교육부가 기본 지침을 마련하여 지도하는 게 아니라 교육청의 자율에 맡긴 상태에서 정확한 통계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학생들이 일터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노동인권교육은 서울, 충북 등 일부 교육청을 제외하면 대체로 부진하고 시도교육청별 격차도 크다. 교육부가 기본 지침을 마련하여 지도하는 게 아니라 교육청의 자율에 맡긴 상태에서 정확한 통계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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