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의 기반의 주민참여 이종택논설위원 montesquieu@hanmail.net |
| 2018년 10월 29일(월) 17: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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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칼럼의 두 번째 주제는「자치분권종합계획」의 세부과제 중 두번째 과제 숙의기반의 주민참여 방식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공공시설의 설치, 주요 공유재산의 매입․매각 등 주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대상으로 공론조사, 합의회의, 주민배심원 제도 등 다양한 유형의 숙의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민의 정책수립 과정 참여로 정책집행 추진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직접민주주의의 질을 높여 대의민주주의 결함을 보완하겠다는 생각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방식대로 필요한 부분을 조금씩 손질해오는 방식, 임기응변식의 제도개선으로는 성숙한 지방자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지역주민을 만족시키기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Scott London은 “Teledemocracy vs. Deliberative Democracy”에서 민주주의의 정당성은 모든 사람이 단순히 투표를 하는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문제와 상황에 대한 올바른 토론과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투표와 같은 선택행위를 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즉, 숙의민주주의는 지역사회의 공공문제를 그 지역사회 주민의 참여와 토의를 통하여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것, 바로 지방자치의 핵심목적인 민주주의의 원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탈원전 공론화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담론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숙의 기반의 주민참여는 바로 직접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주민 생활의 수단이고 도구다. 또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방법론이다.
최근 ‘신고리 원전5․6호기 건설 공론조사’를 비롯해 ‘수원시 시민배심원제도’,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캐나다 시민회의’ 등이 좋은 예이다.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만명이 모여서 하는 회의는 회의자체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주민이 토론을 위해, 서로의 인식수준과 문제에 대한 해석능력을 공유하고 또 고양하기 위해 그렇게 모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여러 가지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대해 큰 생각없이 반응하는 것이나 주민투표를 비롯한 통상의 참여기제와는 분명히 다른 무엇이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민은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자신들의 권한을 백지위탁하다시피 하고 있다. 임기를 보장한다고 하여 그 임기 동안 모든 것을 뜻대로 처리하게 해서는 안된다.
또는 먼 앞날을 내다보기보다는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민들을 좇아 당장의 인기에 영합하기도 한다. 주인(주민)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지시해야 대리인(선출직공직자)이 주인의 입장에서 일하게 된다. 주권자인 주민이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알고서 명령하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주민들은 선출직 공직자가 현재 정부가 처한 위기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비전을 제시하기도 원하지만, 대개 그들도 위기 상황을 잘 알지 못하거나 비전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정조가 수원화성을 축성할 당시 “화려하게! 아름답게!”를 강조했다고 한다. 한 신하가 “적을 막아내려면 튼튼히 쌓으면 되지, 무엇 때문에 이토록 화려하게 하시나이까.”라고 물었다. 이에 “어리석은 신하들아, 아름다움이 능히 적을 이기느니라.”고 대답하였다. 바로 숙의민주주의를 준비하고 설계할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아름다움’이다.
숙의민주주의를 준비하기 전 충분한 설계가 필요하다. 먼저 기획 및 설계단계에서는 ①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합의, ②주관기관의 공정성, ③이해집단의 포괄적 참여, ④자료집 작성 및 질의응답에 참여할 전문가 구성의 공정성과 균형, ⑤참여자에게 제공되는 자료와 정보의 공정성과 균형, ⑥기간과 숙의 요건에 대한 고려, ⑦결과해석 기준 설정이 요구되며 실행단계에서는 ⑧참여 표본의 대표성 확보, ⑨결과를 사회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언론의 참여와 보도, ⑩진행 사회자와 분임토의 진행자(facilitator)의 역량과 공정성, ⑪2차 조사 현장 세팅과 관리, ⑫정확한 자료처리 등 유의사항과 고려해야할 요건들이 존재한다.
이종택논설위원 montesquieu@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