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치춘추] 차이나는 삶과 보람있는 삶 오양심 시인·건국대 논술교수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
| 2017년 12월 18일(월) 2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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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과 두루미’는 고대 그리스의 ‘이솝’이 쓴 우화이다. 공작은 두루미에게 자신의 화려한 꼬리와 깃털과 날개 색깔을 자랑한다. 우중충한 잿빛 날개를 달고 있는 두루미를 비웃고, 조롱하며 무시하는 재미로 살아간다. 하지만 두루미는 평생 머리에 똥만 가득 차있는 공작의 삶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두루미는 비록 겉모습은 볼품이 없지만,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자연을 노래하고, 영혼을 노래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빛냈던 것이다.
닭은 알을 까면 달구 가래 속에 새끼들을 가두어 놓는다. 병아리 아랫도리에 힘이 붙으면 닭장 속에서 병아리를 끌고 나와 땅 뒤지는 연습을 시킨다. 닭은 평생을 울타리 안에 갇혀 살면서 5미터의 벽도 뛰어 넘지 못한다. 날개를 달고 살아가고 있으나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다. 반면에 독수리는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깃털도 안 난 것들을 등에 업고 하늘 높이 날아가 낙하 훈련을 시킨다. 하루에 수십 번씩 절벽 아래로 떨어진 새끼들은 이 세상의 어떤 새보다도 강하다. 하루에 몇 백의 장거리 여행을 한 독수리에게는, 산도 강도 바다도 이미 장애물이 아니다. 똑 같은 날개를 가졌으면서도 수평적인 사고에 길들여진 닭과, 수직적인 사고에 길들어진 독수리의 삶 앞에서 우리는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 한다.
정주영(1915.11.25~2001.3.21.)은 현대그룹의 창업자이다. 강원도 금강산 두메산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6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했으나 가난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농사를 돕는다.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차례 가출을 반복한다. 하루는 부모님이 농사를 지을 농자금으로 쓰려고 소 한 마리를 시장에 내다팔고 장롱 안에 감추어둔 돈을 훔쳐, 희망 없는 궁지에서 희망 있는 둥지를 찾아 서울로 가출한다. 그 돈으로 자전거 수리 센터를 시작한 그는 세계 500대 기업 중 50위 내외에 오른 회사를 만든 것이다.
정주영은 가짐의 의미와 됨의 가치추구 사이에서 평생을 살아오다가, 죽기 2여년 여를 남겨놓고 마지막 끝내기 묘수를 결심한다. 60년 전에 고향집 장롱 속에서 훔친 빚을 갚고 죽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그는 소 한 마리 값의 본전에다가 60년 동안 길어난 이자 1,500배를 합쳐서 1,501마리 소를 8톤 트럭 150대에 10마리씩 나누어 싣고, 판문점을 넘어간다. 고향 땅 강원도 금강산 자락에서 살고 있는 통천의 농민들에게 한 마리씩 나누어 주려고 걸음을 재촉한 것이다. 정주영은 반세기동안 남북으로 단절된 고향땅의 ‘금강산관광’까지 성사시킨 후 생을 마감한다.
차이나는 삶과 차원 있는 삶은 다르다. 차원 있는 삶은 정주영처럼 목표와 목적이 뚜렷한 삶을 사는 것이다. 아들노릇, 형 노릇을 잘하기 위해서, 독수리처럼 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반복적인 훈련, 반복적인 학습을 몸에 익혀서 사는 삶이다.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언행일치(言行一致)를 하는 삶이다. 반면에 차이나는 삶은 공작새처럼 닭처럼, 오직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욕심이 목구멍까지 차 있는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나보다는 부모형제와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도움이 되는, 영혼이 맑은 삶, 차원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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