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뿐인 시신들… 암매장 추가 발굴 절실

5·18암매장 의심물체 확인… 화순 너릿재터널로 발굴 확대

김형준 jebo@jijace.com
2017년 12월 06일(수) 22:00
▲5·18 당시 11공수 62대대장이었던 이제원 중령의 1995년 6월26일 서울지검 진술 조서 편집본.



‘당시 11공수 주둔지’ 송암동 분뇨처리장 주변도 증언 나와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 발굴 조사가 화순 너릿재 터널 주변으로 확대되면서 암매장 의혹을 받고 있는 장소에 대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현재 살상 기록과 시신 목격 등의 증언은 있지만 아직까지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추가 암매장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이 있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 보고서와 보안사 ‘광주사태 상황보고’ 등에는 7공수가 5월22일 너릿재 터널 입구에서 화순에서 광주로 넘어오던 2.5t 트럭에 총을 쏴 1명을 사살하고 1명을 연행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당시 연행자와 사망자의 신원과 행방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를 조사했던 과거사위도 보고서에 ‘당시 연행자와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하려고 했으나 확인할 수 없었다’고 기록했다.
너릿재 터널 주변에서는 땅속탐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 분석 결과 지하 60㎝ 깊이에서 의심 물체가 탐지됐다.
일반적인 매설물과 크기나 형태가 다르다는 분석 결과에 따라 재단은 상대적으로 암매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암매장 의혹 장소는 송암동 분뇨처리장 주변이다. 1980년 5월22일 계엄군이 9구의 시신을 싣고 나주 방면으로 갔다는 증언이 있다.
분뇨처리장 인근에 살았던 김모(당시 58세)씨는 지난 1995년 12월29일 ‘전두환 등에 대한 내란수괴죄’ 관련 검찰 조사에서 ‘80년 5월21일 밤 집 부근에서 심한 총격전이 있었다. 다음날 22일 송암동 분뇨처리장 인근에 가보니 군인들이 시체 9구를 눕혀놓고 풀을 덮어 놓고 있었다. 군인들이 화물차를 세워놓고 시체를 싣고 담요를 덮더니 남평쪽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정수만 전 5·18유족회장은 “이 시신 9구도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조선대와 송암동 부근은 11공수가 주둔했다.
5·18 당시 대대적인 암매장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는 계엄군들의 증언도 있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2007년)의 ‘면담보고서’에서 김효겸 제11공수 62대대 4지역대 1중대 하사는 ‘광주에서 철수 후 국민대에 주둔할 때 62대대장 인솔하에 일부 병사들이 보병 복장을 하고 광주로 가서 가매장지 발굴 작업을 전개한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김 하사의 증언 속에서 거론된 5·18 당시 11공수 62대대장이었던 이제원 중령도 같은 조사에서 ‘광주에서 올라와 저의 대대는 국민대에 있고, 다른 대대와 여단은 경희대에 있었는데 여단에서 광주에서 사체를 가매장한 병력들을 전부 차출해 보내라고 해 보낸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5·18 당시 김 하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최규진 11공수 62대대 4지역대장은 같은 해 5월31일 검찰에서 ‘6월초, 당시 여단에서 병력들을 전체적으로 인솔하고 광주로 내려갔는데 저의 기억으로는 정원각이 발굴하고 왔다고 저에게 보고를 한 것 같은데 정확한 기억은 없다’고 진술했다.
과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정원각은 주남마을 소형 버스 1차 사격에서 살아남은 부상자 2명을 사살한 뒤 암매장한 당사자다.
하지만 정원각이 ‘발굴하고 왔다’는 시신은 당시 자신이 암매장한 시신이 아니다. 주남마을 암매장 시신은 정원각이나 공수부대가 아닌, 이를 목격한 주민들에 의해 발굴됐다.
정수만 전 유족회장은 “계엄군 간부들이 사실상 암매장이 더 있었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는 셈”이라며 “가매장지 발굴 작업 지시가 11공수 외에 다른 부대에도 내려졌는지, 내려와서 어떤 작업을 했는지 등 반드시 군 보고 기록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조위나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군 기록을 찾아낸 뒤 재조사를 해야 한다. 행방불명자들의 소재 파악에 관한 단서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jebo@jij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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