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나주시 ‘인공태양 연구시설’ 보상설명회…왕곡면 주민들 “보상받아도 집 못 산다” 토지 적은 주택 거주민들 “수용 뒤 갈 곳 막막”…나주시 ‘주거이전 대책’ 마련 시급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
| 2026년 04월 30일(목) 1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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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는 지난 29일 마한농협 양산지점에서 토지 소유자 및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인공태양 연구시설 구축사업 부지 보상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고 사업 추진 일정과 보상 절차를 안내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주민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나주시는 사업 개요와 추진 일정, 토지·지장물 조사 방식, 감정평가 절차 등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그러나 설명회 현장에서는 사업 추진 속도에 대한 불만과 함께 보상 현실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부 주민들은 “사업 추진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주민들이 수용 가능한 수준의 보상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본지 취재 결과, 왕곡면 토지수용 예정 지역에는 소규모 토지만을 소유한 채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토지수용 방식에 따라 보상이 이뤄질 경우, 보상금을 받더라도 인근 지역에서 새 집을 구입하기 어렵고, 주택부지를 배정받는다고 해도 새로 건축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본지에 제보한 왕곡면 주민 J 씨는 “땅이 많은 사람들은 보상받고 다른 곳으로 가면 된다지만, 집 한 채와 조금 있는 땅이 전부인 사람들은 정부 수용안대로 팔고 나면 그 돈으로는 새 집을 마련할 수가 없다.”면서 “지금도 집값이 너무 비싼데, 보상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 사실상 이주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데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토지가 넓은 농지 소유자는 감정평가에 따라 비교적 큰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주택 중심으로 생활 기반을 유지해온 주민들은 토지 면적이 적어 상대적으로 보상액이 낮게 책정될 수 있어, 주거 이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3인은 “오늘 설명회에서 나온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나주시에 피력하도록 하겠다.”며 “주민들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재산권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이번 설명회가 왕곡면 일대 토지와 물건에 대한 기본조사 착수에 앞서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기본조사는 향후 보상금 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절차로, 나주시는 조사요원의 현장 방문 시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시는 6월까지 기본조사를 마무리하고 보상계획 열람·공고 절차를 거쳐 8월 이후 감정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은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위한 핵심 연구시설로, 차세대 무한 청정에너지 산업을 이끌 국가 전략사업이자 필수 연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나주시는 2028년 2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부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보상 협의와 부지 조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나주시가 글로벌 에너지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라며 “주민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나주시가 단순한 감정평가 보상 수준을 넘어, ‘주거이전이 어려운 주민’에 대한 맞춤형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토지가 적은 주택 거주민들은 보상 이후 생활 기반이 무너질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보상안에는 ▲주거 이전 지원 ▲이주단지 조성 ▲생활대책비 확대 ▲고령층·취약계층 특별 지원 등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사업의 성공 여부는 속도보다 신뢰에 달려 있다. 나주시가 말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이 단순한 행정적 절차 공개에 머무른다면, 왕곡면 주민들의 불안은 해소되기 어렵다.
‘인공태양’이 미래 에너지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 터전을 내어주는 주민들의 삶이 어둠 속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나주시가 반드시 풀어야 할 가장 현실적인 숙제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