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광양시장 유력후보간 네거티브 공방, 유권자는 피곤하다 정인화 시장과 박성현 예비후보간 정책대결을 보고 싶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
| 2026년 04월 04일(토) 2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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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방의 중심에는 정인화 후보가 제기한 여수광양항만공사 관련 입찰 의혹이 있다. 해당 의혹은 박성현 후보의 과거 이력과 맞물리며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문제는 의혹의 성격이다. 구체적인 증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이 먼저 부각되면서, 이를 ‘검증’으로 볼 것인지 ‘정치적 공세’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직 시장인 정 후보의 위치를 감안하면 이러한 접근은 더욱 엄격한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공적 권한과 행정 경험을 가진 인물이 선거 국면에서 제기하는 문제라면,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사실 확인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유권자에게는 정책 대결을 회피하고 상대를 흠집 내는 전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박성현 후보가 이 상황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의혹 제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흑색선전’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핵심 사안에 대해 얼마나 충분하고 투명하게 설명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단순히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기보다, 논란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수준의 해명과 정보 공개가 뒤따라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양측 모두가 ‘상대의 문제’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면서, 정작 ‘자신의 해법’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는 구조에 빠져 있다. 정 후보는 검증이라는 명분 아래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고, 박 후보는 방어에 집중하면서도 적극적인 정책 메시지로 국면을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 현안, 즉 광양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전략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선거는 본래 경쟁의 장이지만, 그 경쟁의 기준은 의혹의 크기가 아니라 정책의 깊이가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공방이 반복될수록 남는 것은 상처뿐이고, 유권자의 선택 기준은 흐려진다. 특히 광양처럼 산업 기반이 뚜렷한 도시는 ‘누가 더 공격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준비된 비전을 갖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이제라도 두 후보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상대에게 무엇이 문제인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이번 선거는 승패와 무관하게 지역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내리는 결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