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칼럼]수해 문책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 광주·전남의 대응은 실효성 있을까?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
| 2025년 06월 17일(화) 10:31 |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선 실질적 행동 예고다. 그는 과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공공기관 책임 강화와 행정 실명제를 강조해왔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재난은 자연의 문제이지만 피해는 행정의 무능에서 비롯된다”며, 수재 발생 시 지자체장 직무정지, 예산 회수, 감사원 감사 청구 등 강도 높은 책임 추궁을 예고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광주시와 전남도는 ‘문책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한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광주는 전통적으로 여름철 침수 위험이 높은 지역이다. 실제로 5개 자치구는 현재까지 총 43곳을 침수 취약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 중이다. 하지만 빗물받이만 9만8000여 개, 이를 관리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막힘 현장의 절반 이상이 낙엽과 쓰레기로 폐쇄된 것으로 확인되며, 인력 충원과 상시 점검 체계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각 구는 다음과 같은 대책을 내놨다. 동구는 상황실 구축 예산 2억4천만 원을 확보하려 하고 있고, 남구는 5억7천만 원 규모로 침수 대응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북구와 광산구 등은 빗물받이 준설 및 배수관로 정비 예산으로 16억 원 이상을 신청했고, 광주시 본청도 행정안전부에 침수 방지 예산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과 속도다. 대부분의 시스템 구축은 여전히 “예산 신청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며, 장마 전 완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문책 기준이 “사후”가 아닌 “사전 대비 여부”에 달린 만큼, 시간이 광주시에 가장 큰 적이 되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도심보다 농촌, 해안 지역의 재난 취약성이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특히 매년 반복되는 하천 범람, 제방 붕괴 등의 사고는 구조적 원인이 크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중앙정부와 협력해 중장기 재해 저감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 계획은 내년 3월까지 최종 승인 목표로 조율되고 있으며, 위험 시설 사전 점검 확대, 홍수 예·경보 시스템 강화, 재해 취약지구별 대응 매뉴얼 수립, 지방 예산과 국비 공조 체계 강화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남도는 광주와 달리, 즉시 실행보다는 구조적 개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성과 중심' 문책 기준이 단기 결과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향후 더 구체적인 조치가 요구될 수 있다.
재난 대응의 골든타임은 바로 사전 준비에 달려 있다.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비 온 날 바로 작동하느냐가 관건이다. 광주시의 경우 인력과 장비는 보강 중이나, “당장 내일부터 장대비가 쏟아져도 모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전남도 역시 구상은 좋지만 현장 실행력 확보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문책의 칼날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의 문책 기조는 단순한 ‘경고’가 아닌, 지방정부의 무능을 제도적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현재 대응에 나섰지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속도, 실행력, 그리고 시민 체감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이번 장마철, 과연 지자체들은 대통령의 문책보다 먼저 시민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까?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