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 시선]학동참사 4주기, 책임 없는 추모는 또 다른 방조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
| 2025년 06월 09일(월) 2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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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4주기를 맞아, 사고 현장에는 유가족과 시민단체, 강기정 광주시장, 임택 동구청장을 비롯한 지역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행사가 열렸다.
이진의 유가족 공동대표는 추모사에서 “책임자는 제대로 처벌받았는가? 우리는 아직 그 질문에 명확히 답을 듣지 못했다.”며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고통과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국가와 기업, 행정의 무책임함을 겨눈다.
이번 사고의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학동참사 이후에도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등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잇따른 대형 참사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살아남았고, 구조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흐릿해졌다. 유가족들의 절규 속에서도 진정한 책임자에 대한 단죄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강기정 시장은 추모식에서 “시민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고, 임택 동구청장은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유가족과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추모의 말이 아니다. 참사 이후, 구조적으로 무엇이 바뀌었는지에 대한 냉정한 점검과 법·제도의 실효성 있는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광주시는 참사 현장을 ‘도시 안전 교육의 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미 있는 시도지만 기념 공간 하나로는 이 참사의 교훈을 완전히 담을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구조를 바로잡는 일이다. 그 구조란 바로 이윤 앞에 생명을 후순위로 두는 관행, 하도급과 책임회피가 반복되는 산업 문화, 안전에 대해 무감각한 행정의 태도다.
학동참사는 단지 한 번의 사고가 아니다. 오늘도 전국 곳곳에서 ‘또 다른 학동’이 철거되고,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단지 기억만으로 이 비극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책임을 묻지 않는 추모는 또 다른 방조다. 그것이 유가족이 4년째 거리에서 외치는 이유이며,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진짜 메시지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