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인권파크 조성 ‘먹구름’

정부, 민주전당 등 제동… 로파크 설계비는 10억 반영

양정기 jebo@jijace.com
2017년 09월 04일(월) 18:18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사업 시설배치도.


시, 기념파크-로파크 투 트랙 속 청와대 “콘텐츠 부족”

광주시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 조성하기로 한 민주·인권기념파크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가 잇달아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반면 기념파크 내 ‘솔로몬 로(law)파크’에 대해서는 설계비 10억원을 반영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서 “기념파크 조성사업이 반토막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429조원 규모로 확정된 내년도 국비 예산안에 솔로몬 로파크 건립 실시설계비 10억원을 포함시켰다. 사실상 정부 주도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사업타당성 조사에서도 “추진하는 게 낫다”는 긍정적 결론이 도출됐다.
솔로몬 로파크는 2만9900㎡에 국비와 시비 240억원을 투입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국회 또는 모의법정이 가능토록 한 법 체험관과 법학전문가들이 공무원 등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법 연수관 등을 건립하고, 법무부 주도 사업이기도 하다.
전국적으로는 부산, 대전에 이어 3번째다.
반면 유엔인권교육훈련센터와 한국민주주의 전당 등은 잇단 제동에 먹구름이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은 최근 1175억원이 투입되는 민주·인권기념파크에 대해 “새 정부의 공약사업이긴 하지만 추진 근거나 논리가 충분히 않고, 콘텐츠와 사업 규모 조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광주시에 전달했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도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은 광주시 재정 여건상 무리”라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고도 추진할 수 있는 중점사업을 우선 채택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조정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예타는 국비 지원액이 300억원 이상인 사업이 대상이어서, 결국 “사업을 대폭 축소하라”는 취지로 읽힌다. 한국민주주의전당과 유엔인권교육훈련센터 등은 이 때문에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2014년 기본계획에 따르면 시는 옛 교도소 부지와 주변 토지를 포함한 19만7021㎡에 올해말까지 한국민주주의전당을 비롯해 인권평화기념공원, 민주인권센터, 인권연구소, 인권평화박물관, 아시아인권미술관, 인권교육원, 유스호스텔 등을 짓기로 했으나 대부분 포기 상태다.
시가 무상양여를 기대하고 있는 교도소 부지도 500억원에 육박하는 주변 토지매입비 확보가 쉽지 않아 안개속이고, 이 와중에 명칭도 ‘민주·인권·평화 콤플렉스’에서 ‘평화’가 빠지면서 ‘민주·인권 기념파크’로 변경됐다.
일각에서는 “광주와 5·18이 지닌 상징성에 비춰 볼 때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근거와 콘텐츠, 재정난 등으로 결국 반토막 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종전의 단일사업이던 것을 기념파크와 로파크 등 투 트랙으로 진행키로 변경했다”며 “예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중이어서 정부가 전향적으로 지원할 경우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정기 jebo@jij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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