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시대와 자치단체의 책무

김성환(광주 동구청장)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2017년 08월 29일(화) 22:00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이미 80세를 넘어섰다. 그리고 의료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복지정책이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평균수명은 더 늘어날 것이고 머지않아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접어들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비춰보면 현대사회에 평생교육은 윤택한 삶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어느 민족보다 뜨거운 교육열을 갖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본인이 아닌 자녀들을 향했다. 소를 팔아 자녀를 대학에 보낸다는 우골탑(牛骨塔)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으나 정작 당신들의 배움에는 인색했다. 한평생 가족들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느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 평생교육은 아직까지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우리 헌법 제31조 제5항은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교육기본법 제3조는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평생교육의 여건을 마련하고 그 기회를 보장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중앙정부가 큰 틀에서 평생교육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면 주민들에게 직접 양질의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역할이다.
우리 동구는 교육부가 지정한 평생학습도시로 자유로운 학습 환경을 조성해 주민들의 다양한 교육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평생교육 기반을 갖춰나가는데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올해에만 2억8천여만 원의 평생교육 공모사업비를 확보하고 직업능력, 성인문해,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필자는 주민들이 원하는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개설된 ‘광주 동구 여성운전자 자동차 정비교실’이다. 여성운전자를 위한 자동차 정비교실이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동구 두드림’ 앱 정책투표를 통해 주민들 의견을 들었다. 주민들은 적극적인 참여의사와 함께 듣고 싶은 강좌내용 등을 모아줬다.
동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세부프로그램을 계획하고 학습자를 모집했다. 여성운전자 정비교실은 주민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개설된 강좌였기에 학습자 모집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여타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학습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것과 비교해보면 놀라운 열기였다. 오히려 주민들의 강좌를 더 개설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져 2기 강좌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3기 강좌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론과 실습을 겸한 교육에서 참가자들은 서로 조를 이뤄 전문 강사와 함께 배터리 점검, 엔진오일 점검, 방전차량 응급조치, 타이어 점검 등을 직접 경험해보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지난 해에는 드론 열풍을 반영해 ‘드론뜨고 문화먹고 청년잡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40여 명의 학습자들이 직접 드론을 조종하며 동구 곳곳의 모습을 촬영했고, 이들의 작품은 사진전을 개최하고 DVD영상으로도 제작될 만큼 참여열기가 뜨거웠다.
이외에도 기존의 평생교육이 구청을 비롯한 관공서에서 진행돼 접근성이 떨어졌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주민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도록 ‘코 닿는 학교’를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0세기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문맹이었지만 21세기에는 더 이상 무엇인가를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이 문맹이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에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평생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평생교육 문화가 든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토양을 마련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다.
필자는 앞으로 동구 전체를 평생교육 공간으로 조성하고 주민들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환경과 최고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배움의 열정이 넘치는 동구 평생교육에 지역민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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