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노역 때 이별… 72년만의 동창 만남 당시 추억 회상하는 시간 가져… 소송 진행도 함께 이승훈 jebo@jijace.com |
| 2017년 08월 17일(목) 2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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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강제노역으로 헤어졌던 초등학교 동창들이 해방 72년이 지나 백발 할머니가 돼 만났다.
90대를 앞둔 할머니는 “72년만에 한을 풀 수 있게됐다”며 전범기업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17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백발의 정신영(87) 할머니가 광주 서구 쌍촌동에 있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찾았다.
정 할머니는 당시 나주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1944년 5월께 15살의 나이에 일본에 끌려가 미쓰비시 공장에서 일을 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까스로 고향에 돌아왔지만 ‘일본 다녀 왔다’고 하면 시집을 못 갈 것 같아 가족들에게 조차 말하지 않고 남아있던 사진도 찢어버리고 숨죽인 채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결 소식을 들었다”며 “여건이 된다면 소송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후 시민모임은 정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같은 처지의 양금덕(86) 할머니를 떠올리며 급히 연락했다. 하지만 시민모임에 도착한 양 할머니는 정 할머니를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다.
인연의 실마리는 정 할머니가 일제강점기 시절 ‘가시와야 노부코’란 이름으로 창씨개명 했다는 말을 하자 양 할머니가 알아봤다.
이후 할머니들은 당시 고향 모습과 나주초교 등을 이야기 하면서 70여년 전 소녀로 돌아갔고 서로를 반기며 부둥켜 안은 채 눈물을 흘렸다.
양 할머니는 “죽지 않고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온다. 그 때는 얼굴이 참 고왔는데 늙었지만 얼굴이 아직도 남아있다”며 정 할머니의 손을 꼭 붙들었다.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관계자는 “정 할머니는 강제노역 피해자 인증서를 들고 사무실을 찾아왔다”며 “당시 단체사진 속에서 자신을 찾기도 했다. 변호사와 상의해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jebo@jija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