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문예 르네상스 vs 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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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문예 르네상스 vs 4차 산업혁명

정석호(전남도 문화예술과장)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매년 2000여 명의 국제 유력인사들이 모여 세계 경제흐름과 주요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세계경제포럼(일명’다보스 포럼’)이 열린다. 그런데 2016년 1월에 개최된 다보스 포럼은 특별했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창립 이래 최초로 ‘과학기술’을 주요 의제로 내세우고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대한 기대와 공포를 현실의 장으로 끌어낸 것이다.
같은 해 3월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 인간의 독자 영역으로 여겨졌던 바둑에서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이세돌 국수를 이긴 것이다. 이는 한국 사회에 인공지능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우리는 현실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보고 대비해야할까? 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새롭고 강력한 기술의 출현이 아니라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존재론적인 도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전통으로 이어져 온 문화예술은 ‘인간다움’을 표현하는 상징으로서 ‘기계와 다른 인간 정체성’의 표현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 전남이’남도문예 르네상스’를 추진하는 이유이다.
전남은 예로부터 ‘예향’으로 불리었지만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경제적으로 위축되고 문화적 위상마저도 저하되었다. ‘남도문예 르네상스’는 이처럼 한때 융성했으나 점차 그 명맥을 잃어가고 있는 예향 남도의 우수한 문화예술 유산을 시대적 조류에 맞게 재창조하고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남도문예 르네상스’를 실현하기 위해 첫 단계로 전남이 가진 전통 문화예술자원 중 서화, 전통정원, 종가문화, 바둑, 판소리 등 비교우위 자원 12개를 선정하였다. 전남은 선정된 12개 핵심자원을 중심으로 총 2,978억원 규모의 28개 사업을 추진해 ‘남도문예 제2의 전성기’의 토대를 마련해가고 있다.
먼저, 2018년 ‘전남 국제수묵화 비엔날레’를 국제행사로 개최한다.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국제행사 타당성 조사 중이며 오는 7월말에 국제행사로 승인될 예정이다. 수묵화의 과거(靜), 현재(中) 그리고 미래(動)를 보여주고 수묵화를 대중화ㆍ세계화하고자 한다. 올해 10월에는 프레 비엔날레로 한중일 등 5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수묵화교류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의 전통정원을 복원하여 네트워크화 하고 있다. 지역의 ‘걷는 길’과 연계해 누정 길을 정비하고 담양 죽녹원 일원에 남도정원을 새로 조성하고 있다. 또한 주변 지역과 연계해 정원과 다도, 음식 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화할 계획이다.
전남의 ‘종가문화 활성화’ 사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작년 6월, ‘전남 종가회’를 구성하고 9월부터 종가현황 조사를 시행해 총 68개 종가를 발굴하였다. 작년 12월 학술대회를 거쳐 올해 5월 종가현황 조사 보고서를 발간하였으며 종가 보수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남도고택 체험 프로그램, 사진 전시회 등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바둑박물관, 전남 도립미술관, 한국학 호남진흥원, 황해교류역사관 건립과 남도문학벨트 조성, 다도와 음식문화 활성화, G&J 광주ㆍ전남 갤러리 운영도 본격화하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듯이 문화와 예술을 잃은 민족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남도문예 르네상스’의 대상인 전통 문화예술자원은 전남만의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자산이다. 의식주, 언어 등 모든 것이 서구화되고 정신마저 정체성을 잃어가는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전통 문화예술을 보존ㆍ계승해 발전시키고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의 중대한 책무이다. 전남이 추진하고 있는’남도문예 르네상스’에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남도문예 르네상스’사업은 전남의 여건으로는 어렵고 모험적인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전남의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와 전남도, 도민이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할 때이다.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