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타 지자체 조례 베끼기 심각
검색 입력폼
정치

전남도의회, 타 지자체 조례 베끼기 심각

‘전국 최초 발의’ 10대 의회 제정 135건 중 8건 뿐

▲전남도의회 의원들이 임시회에서 조례를 발의하고 있다.


지명·문구 등 수정에 그쳐… 지역 특성 반영 부족
통일성을 위한 불가피한 상황 vs 나태한 의정활동

전남도의회가 독자적으로 제정한 조례가 극소수에 그쳐 지역 특성을 반영한 조례 제정 등에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도의원들이 발의한 조례들 중 전국 최초로 제정된 비율이 6%에도 미치지 못하고 상당수가 타 지자체에서 이미 제정된 것을 베끼기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7월 출범한 제10대 전남도의회에서 그동안 제정된 조례 건수는 총 135건이다.
이 가운데 전남도지사가 25건을, 전남도교육감 3건, 전남도의회가 107건을 각각 발의했다.
135건의 신규 제정 조례는 타 시·도와 비교해 적지 않은 수치로, 단순 수량적으로 보면 양호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조례 대부분이 타 시·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제정돼 적용되고 있는 조례를 그대로 베낀 경우가 상당수에 달했다.
10대 전남도의회 출범 후 가장 먼저인 지난 2014년 8월 1일 공포된 ‘전남도의회 중증장애 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지원 조례’의 경우 A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11명의 의원이 동참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이 조례는 2011년 5월 4일 부산시의회에서 제정돼 2014년 1월 1일 일부개정된 조례를 거의 그대로 도용했다.
부산시의회가 전남도의회로 바뀌었고 5개 조로 이뤄진 조례 조항 중 추가된 부분이 두 군데 정도에 그칠 뿐 복사기로 복사하듯 내용이 대부분 일치한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16일 공포된 ‘전남도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의 설치 등에 관한 조례’(B의원 대표발의 10명 의원 참여)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30일 제정된 충남도 조례에서 2개 조항(다른 조례와의 관계, 시·군에서의 적용완화)을 삭제 한 후 그대로 가져왔다.
빛가람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국전력과 많은 에너지기업들이 들어선 지역적 특성 등을 반영한 조항은 전혀 추가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충남도 조례의 부칙까지 똑같이 반영했다.
에너지신산업 10개년 계획 수립 등 전남도가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밸리 조성과 관련한 조례도 예외는 아니었다.
C의원이 대표발의하고 18명의 의원이 동참해 지난 3월 16일 공포된 ‘전남도 에너지밸리 조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도 광주시가 이미 지난 2015년 11월 1일 제정한 ‘광주시 에너지밸리 조성 조례’에서 2개 조항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반면 전남도의회에서 전국 최초로 제정된 조례는 전체 135건 중 고작 8건(도지사 3, 도의원 5건)에 그쳤다.
전남도가 바닥권인 청렴도 향상을 위해 마련한 ‘전남도 공직자 청렴도 관리 조례’, 전국 최초로 광역자치단체에서 시행한 100원 택시 지원을 위한 ‘전남도 100원 택시 운영에 관한 조례’, 숲속의 전남 만들기 사업을 위한 ‘전남도 나무심기 지원에 관한 조례’ 등은 도지사 발의로 만들어졌다.
도의원이 발의한 조례로는 ‘전남도 섬 가꾸기 지원에 관한 조례’, ‘전남도교육청 천천히 배우는 학생 교육 지원 조례’, ‘전남도 화학물질 알권리와 안전관리 조례’, ‘전남도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 ‘전남도교육청 아동 놀 권리에 관한 조례’ 등 5건에 불과했다.
이 같은 실태에 대해 도의회 안팎에서는 지자체 반영 조례들의 통일성을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의견과 함께 막대한 세비를 받는 도의원들의 나태한 의정활동에 대한 비판이 공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도의원들의 입법활동 등을 보조하기 위해 도의회에 채용된 사실상 입법 보좌관 역할을 할 ‘의정활동 지원요원’들이 제대로 활용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동주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