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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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

임지형(동화작가)



세월호가 들어왔다. 2014년 4월 16일 수요일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배가 1080일 만에 피눈물로 기다리던 부모가 있는 뭍으로 돌아왔다. 그 날, 부모들은 세월호가 들어오기로 한 목포신항 앞에서 배를 기다렸다. 1080일 동안 차고도 넘칠 만큼 눈물을 흘렸을 부모들은 그날 또 처음 우는 것처럼 통곡으로 아직 돌아오지 않은 희생자들을 기다렸다. 그 방송을 보는데 차마 가슴이 아파 다 볼 수 없었다. TV를 끄고도 한참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랬다. 남의 아픔이라고 해도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데는 그저 가슴이 무너질 뿐이었다.
가끔 흔히 유명인이라고 하는 인사들 중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SNS를 통해 막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얼마 전 탄핵이 됨과 동시에 구속 된 박근혜를 비호하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생각난다. 그 인사는 돈이 아깝다며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유해 발굴은 무의미하다는 말로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한때는 방송국 아나운서라는 직함으로 뉴스를 전하던 사람이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엘리트에 속하는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혹하게 느끼는 아픔과 고통을 전혀 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소한 인간이라면 느낄 법한 고통 앞에서도 모르쇠로 일관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막말로 많은 사람들을 비웃는다. 그걸 보면서 인간답지 않은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끔찍한지 새삼 깨달을 뿐이다. 더 끔찍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배울 만큼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그런 생각을 많이 하며 그걸 당연한 것처럼 생각한다는 거다.
부모들은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공부, 공부, 공부하라고 한다. 공부가 마치 알라딘의 마술램프처럼 원하기만 하면 모든 걸 다 이루어 줄 것처럼 말한다. 그래서 남을 짓밟고서라도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독한 경쟁은 때로 편법이나 불법을 써서라도 남에게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일그러진다. 일그러진 내면을 좋은 성적과 스펙으로 감춘다.
그렇게 자라서 남의 아픔에 전혀 공감을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다. 어쩌면 그들을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라 불러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남의 고통은 그저 남의 일일 뿐, 자신이 살아가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쌓은 스펙과 공부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이들에게 진짜 공부를 하게 했으면 좋겠다. 공부를 함으로써 내가 풍부해지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며 아픔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아무리 공부를 잘해서 성공한 사람도 잘못을 했을 때는 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것도 가르쳤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신의 성공을 위해 법을 어기고 누군가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이 굉장히 잘못됐음을 알게 했으면 좋겠다.
참혹한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면서, 이웃을 위해 눈물 한 줌 흘릴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