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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텃밭이 되어서 누구라도 들러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지난해 3월 광주 동구 궁동에 비움박물관을 연 이영화(70·여) 관장은 개관 1년을 맞은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 곡성에 신접살림을 차린 이 관장은 초가지붕이 헐리고 한옥에서 쓰던 생활용품이 버려지던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대나무밭에 밥그릇의 일종인 막사발이 깨져 있는 것을 보고 아까운 마음에 안 깨진 막사발 3개를 주워 모은 것이 수집의 시작이었다.
이 관장은 집 주변에 버려진 생활용품을 주워 모았고, 1974년 광주로 이사를 와서는 예술의 거리에서 골동품을 사 모았다.
장독, 맷돌, 흙손, 꼭두, 등잔대, 벼루, 필통, 목단단지, 물레, 술병, 인두, 골 침배개, 도마, 부삽, 찬합, 떡살 등 선조들이 쓰던 생활용품 2만여 점이 이 관장의 손길을 받아 다시 세상에 나왔다.
값비싼 골동품은 아니지만, 손때 묻고 빛바랜 민속품은 오랜 세월을 지나며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니게 됐다.
5층 규모의 비움박물관에는 이 관장이 정성스럽게 모은 민속품이 선보이고 있다. 농경시대의 마당과 부엌, 대청, 안방, 사랑방의 문화는 물론 우리의 전통 장례 의식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플라스틱에 밀려 지금은 사라진 민속품은 다소 투박하지만 옛사람들의 지혜와 삶이 녹아 있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관장은 “민속품을 어루만지면서 문화라는 것이 곧 삶이고 문화가 남겨지면 예술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문화의 텃밭이 되어서 누구라도 들러서 쉬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속품을 모으기 시작할 때 호남고속도로가 만들어졌는데 자연을 파괴해도 들풀이 고속도로를 감싸주는 것을 봤다”며 “민속품은 한국인의 감성을 감싸 주는 들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관 1주년을 맞은 이 관장은 우리의 민속품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 바랐다. 이 관장은 “홀대만 받던 민속품이 국립 박물관에서 전시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면 한다”며 “인근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나 올해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양동주 jebo@jijace.com
2026.10.18 (일) 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