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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이불이나 병풍 등에 수놓아진 자수들을 작품으로 활용해 전시하는 무대가 광주에 마련됐다.
광주 동구 비움박물관은 개관 1주년을 맞아 ‘움트는 봄’을 주제로 오는 6월 16일까지 한국 자수 특별 기획전시를 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이영화(70·여) 비움박물관 관장이 45년간 모은 2만여 점의 민속품 가운데 자수만 따로 모아 작품으로 만들었다. <관련기사 14면>
5층 규모 박물관 전체에 배치한 300호 크기 15점을 비롯한 1000여 점의 자수작품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정식 작품이 아닌 버려진 병풍, 이불, 베개 등에서 뜯은 것들이다. 이 관장이 직접 천에서 자수를 분리하는 데만 6년, 캔버스에 붙이는 데만 2개월이 걸렸다.
이 관장은 “이불에 수놓인 나비, 꽃, 풍경이 너무 예쁜데 사람들이 무작정 갖다 버리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자수 천들을 이어 붙이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모았다”고 밝혔다.
작품들에는 누군가 이사가며 버린 물건을 남들 눈치가 보여 밤에 몰래 가져온 이 관장의 수고도 숨어있다.
비움박물관에서는 다채로운 자수 작품을 볼 수 있다. 1970년대 유행했던 나비 이불부터 산천 풍경, 물레방아, 매화 등 소재가 다양하다. 특히 병풍에는 민화에서 볼법한 전통 생활풍습을 담긴 점이 흥미롭다. 시집가는 새색시를 비롯해 그네 뛰는 모습, 사랑을 속삭이는 남녀, 피리부는 어린이 등을 통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1층에 넓게 펼쳐진 길이 2.5m 염색천은 ‘무등산’으로 이름 붙였다. 이 작품은 쪽빛과 붉게 타오르는 하늘이 인상적이다. 이불을 장식했던 자수 천을 잘라 만들었지만, 세월이 만들어낸 독특한 색감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무등산’, ‘천년학’ 등 이 관장이 직접 쓴 시 100편을 나란히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이 관장은 “그동안 민속품을 전시하면서 우리네 문화가 곧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목화를 키우고 솜을 따서 만든 무명천에는 한 여자의 일생이 들어있다. 무명천에 수놓은 자수에는 여인의 부끄러움과 아름다움, 솜씨와 마음씨가 녹아 있다”고 말했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며. 입장료는 성인 1만원·청소년 7000원·어린이 5000원이다. 문의 062-222-6668.
양동주 jebo@jijace.com
2026.10.18 (일) 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