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反文·민주당 악재·샤이층·봄비·장소 효과”
“‘선거인단 모집 없는 현장투표’ 성공 요인”
“정치적 도박이었는데, 국민적 대박이네요.”
지난 25일 국민의당 첫 순회 경선 현장투표가 진행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 1층 다목적홀. 투표 개시 1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투표장으로 모여들었다.
20대 연인에서 30대 신혼부부, 40대 맞벌이, 50대 계모임, 60∼70대 어르신까지 완전국민경선장을 찾았다.
신분증 하나씩을 들고 온 시민들은 투표 개시를 기다리며 지지 후보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투표 개시를 10여 분 앞두고는 DJ센터에만 300여 명이 장사진을 이뤘다. 대기 줄만 100m에 달했다.
동구청 지하 1층 민방위 훈련장, 남구 장애인종합복지관, 목포 유달경기장, 여수 목화웨딩홀, 곡성군민회관 등도 썰렁하면 어쩌나 했던 당직자들의 속 타는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비가 내리는 악천후까지 겹쳐 주최 측은 당초 광주·전남·제주 30개 투표소를 통틀어 2만 명 안팎을 예상했고 3만 명이면 ‘흥행 성공’이라고 예상했으나 오전에 이미 2만2300명을 기록했고, 오후 2시에 3만, 3시에 4만, 4시에 5만을 넘기더니 6시 투표마감 시점엔 6만을 훌쩍 넘겼다.
‘성공 마지노선’을 투표 마감시간 4시간 전에 넘어선 셈이다. 민주당 전국 현장투표를 1만 표 정도 웃돈 수치다. 국민의당 정두환 대변인은 “놀랍고 대박이다. 역시 호남이다”고 믿기지 않는 결과에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흥행 동력으로는 대략 5∼6가지가 꼽힌다.
1차적으로 “반 민주당,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수면위로 올라왔다”는 의견이 만만찮다. 국정농단에 따른 탄핵과 조기 대선 정국에서 민주당 주도로 대선 판세가 흘러간 데 대한 국민의당 적극 지지층과 ‘샤이층’이 고개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한 당직자는 “민주당 유력 주자들을 둘러싼 각종 악재가 끊이질 않으면서 호남 민심이 분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항마를 키우자는 여론도 작용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선거인단 사전 모집 없는 현장투표’라는 국내 정당 사상 첫 실험적 모델이 전산 오류 등 일부 허점을 드러내긴 했지만 “손쉬운 선거” “간편한 주권 행사”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참여형 실험’으로 승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회사원 박모(42)씨는 “올해 대학에 들어간 아들과 근처 마트에 왔다가 국민의당 경선이 있고 TV에서만 보던 유명 정치인들이 온다는 얘길 듣고 투표소로 왔다”며 “신분증만 들고 왔는데, 2분도 안 돼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찍고, 이런 게 진짜 ‘생활 정치’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영수 국민의당 기획조정국장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새로운 경선방식의 롤모델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투표방식이 먹혔다”고 진단했다.
당내 경선 열기가 지렛대가 됐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광주지역 한 현역 의원은 “안철수 후보는 당의 간판이고, 박주선 후보는 호남 출신으로 지역 조직 기반이 탄탄하고, 손학규 후보의 정치적 족적과 저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며 “이들의 3자 황금 대결이 흥행의 숨은 보증수표가 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궂은 날씨가 ‘되레 덕이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비가 와서 투표열기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되레 야외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줄고, 젊은 층도 유인하는 단비가 된 것 같다”는 의견이다.
장소 덕도 톡톡히 봤다. DJ센터 주변에 대형 웨딩홀과 외식장소가 많아 유동인구가 많았고, 신분증 하나만 있으면 투표를 할 수 있는 ‘낮은 문턱’이 오가는 이들의 상당수를 끌어 들였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병완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인단 규모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며 “광주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말했다.
박지원 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니까 세월호만 떠오른 게 아니고 차기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도 떠오르고 있다”고 “투표방식에서도 우린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갔고,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냈다”고 주장했다.
강용운 yongpresser@jijace.com
2026.10.18 (일) 09: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