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천사 수녀의 ‘성자적 삶’ 영화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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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천사 수녀의 ‘성자적 삶’ 영화로 만난다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4월 개봉 …한센인에 대한 43년 봉사‧헌신 조명

▲포스터
고흥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인을 보살핀 푸른 눈의 천사 수녀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조명한 휴먼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4월 개봉된다.
7일 고흥군에 따르면,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공개됐다.
시사회에서 윤세영 감독은 “두 분을 만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은혜로운 기회라고 생각했다. 작은 그릇이지만 이분들의 뜻을 담아보려 했다”고 밝혔다.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소록도에서 아픔을 치유로 바꾼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43년간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마리안느 스퇴거(83)와 마가렛 피사렉(82)은 오스트리아 그리스도왕 시녀회라는 가톨릭 재속회 회원이었다.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구호 단체인 ‘다미안재단’을 통해 각각 1962년과 1966년 한국 땅을 밟았고, 한국에서도 ‘가장 낮은 자리’인 소록도에서 평생 봉사활동을 했다.
소록도는 한센인들의 피와 눈물로 얼룩진 땅이었다.
당시 한센병은 유전병으로 잘못 인식돼 천형(天刑)으로 여겨졌으며 한센인들은 오해와 편견으로 인한 지독한 차별에 시달렸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아무 연고도 없는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보살피며 사랑을 실천했다.
두 사람은 40여 년 동안 봉사를 하면서도 단 한 푼의 보상을 받지 않았다.
철저하게 빈손으로 살다가 지난 2005년 11월 21일 편지 한 장만을 남긴 채 소록도를 떠났다.
나이가 들어 섬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이 한국 생활을 정리하며 챙긴 것이라고는 여행 가방뿐이었다.
‘수녀’라는 호칭이 익숙하지만, 두 사람의 신분은 사실 수녀가 아니다.
마가렛과 마리안느는 1954년, 1962년 각각 종신 서원을 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수녀가 아닌 평신도 재속회원이다.
실제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수녀보다는 친근한 ‘할매’로 불리기를 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성자적 삶’이 ‘수녀’란 호칭을 만들어냈다.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은 그들이 떠난 후에야 뒤늦게 알려지기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해인 수녀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한센인과 의료인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거룩한 삶을 되돌아보게끔 한다.
무엇보다 과거 사회와 이웃, 가족들에게조차 외면당했던 한센병 환자들을 사랑으로 돌본 이들이 다른 누구도 아닌 타국의 이방인이었다는 사실이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회에 참석한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하나의 별빛처럼 우리에게 신선한 희망을 던져주는 것 같다”며 “오직 사랑의 일념으로 아낌없이 모든 삶을 내주신 두 분으로 인해 신선한 충격을 받고 행복의 길이 무엇인가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시사회에 참석한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예담)의 저자 성기영 작가는 “정말 드물게 순수하고 품위 있고 동시에 겸손하고 인간적으로 선한 분들을 목격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세영 감독은 “여섯 살 무렵 어머니의 손을 잡고 처음 성당을 갔던 설렘과 따뜻함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사순절 기간에 좋은 위안과 영감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흥군은 지난해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 병사성당 및 한센인 유품 등을 등록 문화재로 지정받고, 만해대상 실천대상 부문 선정, 대한민국 명예국민증 수상,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 초청 등 두 사람의 숭고한 뜻을 널리 알린 바 있다.
올해도 노벨평화상 추천, 마리안느-마가렛 봉사학교 건립 등 의미 있는 선양사업을 추진 중이다.
군 관계자는 “두 분의 아름다운 모습과 희생정신을 드높이고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는 물론 소록도가 전 국민 인권함양의 성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빈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