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벚꽃대선, 1980년 서울의 봄을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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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벚꽃대선, 1980년 서울의 봄을 극복할 수 있을까

김종귀(법률사무소 송훈 대표 변호사)



1979년 철권통치자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쓰러졌다. 조국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최소한의 권리마저 누릴수 없었던 민초들은 민주화의 꿈에 부풀었다. 박정희식 민주주의에 시달리던 시민들이 이제야 민주정부하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기대를 ‘80년 서울의 봄’ 이라 말했다.
서울의 봄은 신군부가 ‘5월 광주’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허무하게 마감해야 했다. 서울의 봄이 좌절된 지 37년. 또다시 독재자의 딸 박근혜통치가 좌초할 운명을 맞고 있다. 촛불로 촉발된 민심은 급기야 벚꽃대선을 향해 치닫고 있다. 박근혜정권은 국민의 주권행사로 만들어진 민주정부이다. 그럼에도 박근혜의 대통령권한행사 과정은 아버지 박정희의 모습을 빼 닮았다.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명예마저 먹칠하고 말았고 미증유의 최순실게이트는 그를 나락으로 내몰았다. 37년의 시차가 있긴 하지만 2017년 벚꽃대선이 80년 서울의 봄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37년 전과 달리 군부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 졌지만, 국정농단 세력들의 마지막 저항이 예사롭지 않다. 벚꽃대선의 꿈이 일장춘몽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대통령측 변호사는 “탄핵이 인용됐는데 박대통령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 내란이 일어나 아스팔트가 피로 물든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아스팔트가 피로 물든다니 80년 서울의 봄을 무참히 짖밟았던 군부의 만행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고약한 망언이다.
대학진학률, 인터넷을 통한 정보유통 등에서 37년 전보다 월등히 나아졌다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사교육에다 초중등교육, 고등교육까지 온 국민이 허리가 휠 정도로 비용을 지출하였지만 학습한 민주시민의 소양이 벚꽃대선에 얼마만큼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37년의 세월 동안 집권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지역대결구도’ 좀 더 정직하게 말해 ‘호남포위전략’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졌다. 정규교육도 부족하여 사교육에 외국유학까지 해 가면서 공부하였건만 ‘호남포위전략’을 돌파하는데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다가오는 벚꽃대선에서는 보탬이 될까. 마음 아프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
남북분단으로 상징되는 ‘안보 컴플렉스’는 37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집권 보수세력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호남포위전략’과 더불어 ‘안보컴플렉스’는 한국민주주의 발전의 양대 장애물이었다. 사드배치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장면을 보면 안보컴플렉스는 여전히 유효한 수단이다. 때맞침 김정남 암살 사건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80년 서울의 봄은 실패했다. ‘5월 광주’를 짓밟고 폭압적인 군사정권이 들어섰다. 전국의 촛불민심이 박근혜를 끌어 내리는 것까지는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최소한 인간의 기본적 삶이 지켜지는 사회, 열심히 살면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진다는 믿음이 가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2017년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닌 축복의 달이었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다. 이 축복의 달에 정치축제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