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활성화의 마중물, 지역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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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활성화의 마중물, 지역화폐

신현구 광주경제고용진흥원장





“재작년부터 경기침체로 주변 꽃집들은 매출이 준다고 울상이었지만 저는 남다른 서비스와 성실함으로 잘 버텨왔는데 김영란법 시행이후로는 대책이 안섭니다. 임대료 내기도 벅찹니다.”

광주 북구에서 13년째 화원을 운영해오는 A씨의 하소연이다.

“경기침체로 제가 가게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을 정도예요. 작년에 접으려고 했는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올해까지 왔죠.”

광주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10년 넘게 문구점을 해온 B씨는 경기불황에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

아파트 상가 점포 30여 곳 가운데 대 여섯 곳이 비었고, 장사를 접고 싶어도 권리금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유지하는 곳도 서너 곳에 이른다. 지역 1만5000여개 일반음식점의 영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출액이 34% 가량 감소했고, 폐업을 고려하는 음식점이 전체의 30%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지난달 광주지역 자영업자는 15만 7천명으로 불과 2달 만에 6천명이나 줄었다.

지역의 중소기업인이나 소상공인들을 만나면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이렇듯 지역 상공인들의 체감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지않은 것은 소비감소와 저성장기조의 구조적인 경기불황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수도권의 확대와 교통·통신의 발달로 인한 자금의 유출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2014년 기준으로 보면 광주시의 지역 내 총생산은 31조3천억원, 지역 내 총소득은 28조9천억원이었다. 지역내총생산과 지역내총소득의 차이인 2조4천억원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고 그 중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본다. KTX와 SRT의 개통으로 그 속도와 양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흔히 지역경제 구조를 ‘구멍 난 항아리’라 비유한다.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항아리에 물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계속해서 물을 부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구멍을 메워버리는 것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방법이 모자라는 자금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해서 신용(빚)을 늘려가는 것이지만 이는 매우 비생산적인 접근방법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하지 않다.

결국 물이 새나가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구멍을 메우는 방법, 즉 지역 외부로 자원이 유출되지 않고 지역 안에서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지역화폐다.

지방재정의 상당 부분을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지방정부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지역경제활성화 정책을 펼치려면 지역 안에 존재하는 자원들을 발굴·교환하는 내생적 지역발전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지역화폐는 이 과정을 매개하는 좋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지역화폐는 지역 내 자원들의 상호교환을 촉진, 지역이 생산한 부가가치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일종의 자물쇠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다면, 법정통화가 매개하지 않는 지역 내 유휴자원의 활용, 현금 유동성 증가에 따른 신규 수요 창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률 감소,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지역 기업들의 소득 증대, 지역 공동체 구성원 간 교류 확대를 통한 연대감 증진, 외부 경기 변동에 의한 지역경제 영향력 축소 및 자립경제 기반 구축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강원도와 전국 40여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상품권을 발행·운영하고 있다. 강원도는 5만원, 1만원, 5000원권 ‘강원상품권’을 올 초부터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발행했다.

성남시는 2006년부터 5000원권과 1만원권 ‘성남사랑상품권’ 2종을 발행·운영하고 있다. 판매대행점은 28개소로, 가맹점은 7000개가 넘는다. 평상시에는 상품권 구매금액의 6%를 할인하고 명절 기간 1개월은 구매금액의 10%를 할인해준다. 2015년 판매금액은 130억원인데 지난해부터는 청년배당과 산후조리지원금, 성남시 생활임금 등 총 90억원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연간판매액이 200억원이 넘고 누적금액이 1000억원에 이른다.

전남 강진군에서도 2012년 12월부터 강진사랑상품권을 발행, 3년만에 100억원 매출로 지역경제의 효자라는 평가다.

지역화폐는 현행 법정 통화와 비슷하게 쓸 수 있고 지역 자원의 역외유출을 막아 경제 활성화를 돕는다. 물론 판매대행점과 가맹점의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불편할 수 있다.

즉, 지역화폐의 성공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하며, 특히 가맹점의 확보가 관건이다. 따라서 시행에 앞서 지역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중소기업인 그리고 시민단체 등과의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참여의사를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