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자치분권 칼럼의 주제는「자치분권종합계획」의 세부과제 중 세번째 과제인 “주민자치회의 대표성”이다. 주된 내용을 보면 ①현재 주민자치위원회, 주민자치협의회 등 다양한 명칭을 주민자치회로 일원화하고 ②주민자치회에 주민참여예산 의견반영, ③공공시설 위∙수탁 업무, ④자치규약 제정 등 실질적 역할 및 권한을 부여함과 동시에 ⑤읍면동장 주민추천제 도입, ⑥주민 전자투표 도입, ⑦지역특성별 다양한 마을조성 등 주민참여를 중심으로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주민자치위원회 또는 주민자치회 두 기구 모두 자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제 대표성과 그 위상은 사뭇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주민자치회로 전환된다고 해서 주민자치 대표기구로써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주민참여는 민주주의와 직결되는 개념이다. 작금의 대의민주주의에서는 대표성 있는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완전히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반드시 대표성을 확보한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참여 자체가 한정적이라는 내재적 한계를 갖고 있다. 일회적이고 간헐적인 참여의 형태로 이어져왔다.
그리고 각종의 정치적∙경제적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특수집단들이 주민의 대표성이나 공평성보다는 자기이익 추구의 입장에서 행정을 조작∙유도해 왔다.
이제는 탈피해야 할 근원적인 적폐다. 실질적 주민참여는 특수이익 집단의 병폐를 봉쇄할 최적의 수단이다.
자치분권시대에 진정한 대표성은 실질적 협의과정에서 주민의 의사를 반영함으로써 확보된다. 나아가 대표성은 주민의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동의를 얻어내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주민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동의 확보, 충분한 숙의과정, 내부 동의절차에서의 민주성이 요구된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이 바로 능력있는 정부의 역할이다. 민주주의도 능력있는 정부가 필요하다. 다음은 실질적 주민자치를 위해 논의해야할 출발점, 기본논점이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 부화 시기가 되면 알 안에서 병아리가 껍질을 깨려고 온 힘을 다해 쪼아댄다. 세 시간 안에 나오지 못하면 질식하니 사력을 다한다. 그것이 병아리가 안에서 쪼아댄다는 뜻의 ‘줄’(啐)이다. 이 때 어미 닭이 바깥에서 부리로 알 껍질을 쪼아줌으로써 병아리의 부화를 돕는다. 이렇게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주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주민자치회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요소 첫번째는 행정의 역할이다. 일본의 경우 주민자치조직인 자치회는 70여 년의 역사를 가졌다.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주민조직으로 오늘날 지역 주민생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주민자치조직이 지역내 중요한 자치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행정의 역할이 있었다. 시정촌 합병이후 자치회의 역량 강화를 위해 주민들의 자치력이 형성될 때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필자는 여기에 덧붙여 지역 정치가와 정당의 역할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상태편 없이는 혼자서 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행정은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이제 주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민자치회의 성공을 위한 결정적인 요소 두번째는 바로 주민들의 태도와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자치의식을 말한다. 이는 자기주체성(자치참여), 자기결정성(자치의식), 자기책임성(자치능력)을 의미한다. 조금 더 나아가면 스스로의 생각과 말, 행동을 자신의 책임하에 자신이 결정하는 것, 주인의식이다. 이 주인의식은 높은 시민의식에서 비롯된다. 이제 주민들은 그 지역의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주체이며 주역이 되어야 한다.
줄(주민의 주인의식)과 탁(정부의 지원)이 동시에 일어날 때 주민이 주인이 되는 실질적인 주민자치회로 거듭날 것이다.
이종택논설위원 montesquieu@hanmail.net
2026.10.16 (금) 10: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