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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다음 날인 26일 오후 2시 휴일임에도 해남군은 군수 주재로 폭염 대처상황 긴급회의를 열었다. 보도자료에는 '현장 행정 강화', '취약계층 예찰 강화', '농어업 현장 점검 강화', '외국인 근로자 안전관리 재점검' 등의 표현이 담겼다.
발표만 보면 현장을 촘촘히 살피는 적극 행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현실은 달랐다.
기자가 해남군에 사고와 관련한 외국인 근로자 관리 실태를 문의하자 "사망자는 계절근로자가 아니어서 군 관리 대상이 아니다. 경찰에 확인해 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법적으로 계절근로자가 아니라면 군의 직접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다. 경찰에 확인한 바 또한 그랬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사고가 발생한 황산면에 현재 농업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외국인 근로자들 정주 특성상 정확한 숫자가 아니더라도 "100명 이상인지, 이하인지 정도는 말해 줄 수 있지 않느냐"고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모른다."였다.
현장에 외국인 근로자가 몇 명이나 일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근거로 '현장 행정 강화','외국인 근로자 안전관리 재점검' 을 말하는 것일까.
현장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회의를 열고 지시사항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지역에 취약한 작업장이 있는지, 폭염에 노출되는 외국인 근로자가 얼마나 되는지, 누가 가장 위험한지 최소한의 현황부터 파악하는 것이 현장 행정의 출발점이다.
특히 농번기 해남은 계절근로자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외국인 노동력이 농촌 곳곳에서 일한다. 행정이 법적 관리 대상만 바라보며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입장에 머문다면 관리 사각지대는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사망 사고 직후 긴급회의까지 열었다면 적어도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있었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가 어느 지역에 얼마나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현장 점검 강화'를 발표하는 것은 현장 행정보다는 보여주기식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회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보도자료도 쉽게 낼 수 있다. 그러나 현장 행정은 회의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시작된다.
기본적인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행정이 내놓는 '현장 강화'라는 구호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
2026.07.27 (월) 1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