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선다형 문항 제로화' 선언… K-교육특별시 준비위, ‘평가혁신’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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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선다형 문항 제로화' 선언… K-교육특별시 준비위, ‘평가혁신’ 시동

"정답 맞히기 교육 끝낸다"… 교육계 "국가평가·사교육·현장 준비 등 해결과제 산적"

16일, 김경범 K-교육특별시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광산교육청 등 신설,서논술형 평가추진방향 등 안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김기준 기자)
[지방자치일보] K-교육특별시 준비위원회(위원장 김경범)가 기존 객관식 중심의 평가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는 '선다형 제로화'를 선언하며 대한민국 교육평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국가 차원의 평가체계와의 정합성, 학교 현장의 준비 가능성, 사교육 확대 우려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준비위원회는 16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광주청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논술형 평가로의 질적 전환', '5권역 교육지원 체제 개편', '365 밀착 지원 교원안심 프로젝트' 등 통합교육청 출범과 함께 추진할 3대 핵심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선다형 제로화' 선언이다. 준비위는 지난 2일 발표한 서·논술형 평가 도입 방안과 관련해 "모든 시험을 장문형 논술시험으로 바꾸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의 정답 고르기식 선다형 문항을 없애고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평가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비위는 단순한 암기와 정답 찾기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 표현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등 현재 운영 중인 과정 중심 평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사교육 확대에 대한 우려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백성동 전교조광주지부 정책실장이 브리핑 현장에 교사 자격으로 참석해 질의하고 있다.(사진=김기준 기자)

평가 방식 변화에 따른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도 함께 제시됐다.
준비위는 문항 개발과 예시 자료 축적, 채점 기준 마련 등을 전담하는 '(가칭)교육과정개발평가원' 신설을 제안했다. 이 기관은 학교 현장의 평가를 지원하는 전문기관으로 평가 문항 개발과 연구는 물론 채점의 공정성 확보와 평가 민원 대응까지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학교와 교육지원청, 교육과정개발평가원으로 이어지는 3단계 다층 지원체계를 구축해 학교에서 해결되지 않는 평가 민원은 교육지원청과 교육과정개발평가원이 단계적으로 검토해 교사를 보호하는 시스템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정책 발표 이후 교육계 안팎에서는 현실적인 과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게 제기됐다. 선다형 평가는 짧은 시간 안에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등 국가 차원의 평가 시스템과 어떻게 연계하고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울러 통합교육청 출범까지 남은 기간이 길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 연수와 평가기준 개발, 채점 시스템 구축 등을 단기간에 완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여기에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학부모와 교사 등 교육 주체들과의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소통 절차가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서·논술형 평가 확대가 오히려 논술 사교육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정책이 이상적인 구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준비위는 이와 함께 학교 현장 지원 강화를 위해 기존 3권역(전남 동부·서부, 광주) 체제를 5권역(광주 동부·서부·광산, 전남 동부·서부) 체제로 확대 개편하고 광산교육지원청 신설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교권 보호를 위한 '365 밀착 지원 교원안심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된다. 교육지원청 내 학교민원바로지원팀을 신설해 특이·악성 민원의 대응 주체를 학교에서 교육청으로 전환하고, 교육활동 중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교육청이 변호사를 1대1로 매칭해 소송과 법률 대응 전 과정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통합특별시교육청 출입기자들!

김경범 준비위원장은 "선다형 제로화는 단순히 시험 유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하는 선언"이라며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교사가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