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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대한 공동체적 관심과 애정을 가지면 주민자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광주 광산구 비아동 비아까망이 작은도서관장 이혜경(44·여)씨는 5일 “공동체는 각자가 가진 재능과 자원을 나누며 소통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가 마을 공동체 활동가로 나서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5년 전 5살 늦둥이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었지만, 도농복합지역인 비아동에는 교육·문화·여가 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비아동 모 아파트 동 대표였던 이씨는 이웃과 머리를 맞댔다. 동네 주부들도 같은 이씨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의 회의 공간인 관리사무소 2층(110㎡)을 도서관으로 만들기로 했다.
건립비용을 마련하려고 먹거리·중고물품 장터를 열고 주변 학교 졸업식 때에는 꽃과 인형도 팔았다. 광주지역 작은도서관을 찾아 모범 사례를 분석했다.
각종 후원과 책 기증이 이어졌고, 9개월 만인 2013년 6월 비아까망이 작은도서관을 개관했다.
주민들은 이웃의 자녀들과 함께 책을 보며 공동체를 확장했다. 하지만 아파트 경로당의 일부 노인들은 “도서관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이씨는 집단 지성의 힘을 발휘했다. 경로당 노인들의 의견을 수렴, 도서관에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나무공방, 요가교실, 역사기행, 시와 파스텔의 만남, 독서모임 동아리, 한글·노래교실 등 매주 7~8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도서관은 주민들이 삶을 공유하고 마을의 현안·문제를 해결해 가는 ‘사랑방’이 됐다.
‘지역 공간을 주민 스스로 가꾸는 과정’에 보람을 느낀 이씨는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예비군 중대본부로 사용되던 비아동주민센터 옆 한옥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위원장의 제안을 실천으로 옮겼다.
광주시 창조마을 사업 공모에 뛰어들어 사업비를 받았고, 올해 7월 한옥을 ‘도란도란 북카페’로 개조했다.
까망이 협동조합을 설립, 동네 주부들이 북카페를 운영 중이다. 마을 음악회·영화제·마을 책 제작·인문학 강의를 진행, 북카페는 소통·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씨는 마을 신문을 제작하고 지난달 축제를 개최, 주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다문화 주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행복 공동체’도 만들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도서관 내 5개 목공동아리를 기반으로 주민참여플랫폼 ‘비아시장 목공소 맹글라우’도 만들었다.
시장 쉼터였던 공간을 탈바꿈하는 과정에 일부 불만도 나왔지만, 이씨의 중재로 맹글라우는 시장 상점의 간판·의자를 만드는 공방으로 변신했다. 시장 손님과 지역 학생들에게 목공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씨는 “공동체는 거창한 게 아니다”며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웃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상을 공유하고 소소한 것들을 나누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을 매개로 소통의 물꼬가 트이면, 여러 갈등을 조율하고 개인의 재능을 찾아줄 수 있는 ‘마을 민주주의’로 이어진다”며 “공동체 운동 활동가를 양성하고 협동조합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웃어보였다.
한편 비아까망이 작은도서관은 지난달 28일 행정안전부 주관 ‘2017 공동체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행정안전부장관상(최우수상)을 받았다.
차경배 ckb8000@naver.com
2026.10.17 (토) 08: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