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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절 처벌대상은 산모·의사뿐… 남성 배제 ‘논란’
낙태인정 경우에도 배우자 동의 받아야… 형평성 문제
미성년자 임신·강간 가해자 미고소 시 ‘법 사각지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광장 코너에 30일 등록된 낙태죄 폐지 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서면서 공론화 논의가 거세다.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낙태(임신중절)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폴란드에서 여당이 낙태 전면금지 법안을 폐기하려다가 전국적인 시위로 항의를 받았고 우리나라도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가 낙태를 포함해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의사 자격정지기간을 최대 ‘1개월이내’에서 ‘12개월이내’로 강화하려다 여성과 의료계에 반대에 부딪혀 철회하는 등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번 청원을 계기로 또다시 공론화의 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형법 제27장은 ▲아이를 가진 여성이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특히 ▲의사, 한의사, 조산사 등 의료인이 낙태에 관여한 때에는 이보다 무거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매우 제한적으로 낙태를 인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소관 모자보건법에서다. 모자보건법에 따라 ▲유전적 정신장애, 신체질환 ▲전염성 질환 ▲강간 ▲친족성폭력 ▲산모 건강 우려 등 경우에 낙태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모자보건법 제정 시기는 1973년으로, 지난 40여 년간 성문화가 개방되고, 임신과 출산도 자기결정권으로 여겨지는 사회적 추세속에서 지나치게 허용 범위가 협소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성년자의 임신,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고소를 꺼리는 경우, 계획에 없던 임신 등 법 적용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단체들은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합법적인 임신중절이 가능하다는 점은 형평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낙태죄 형사사건의 대부분은 배우자나 배우자 측 친족의 고발에 의한 것이다.
또 형법에서도 불법 임신중절에 대한 처벌 대상을 산모와 의사뿐이다. 태아의 남성의 경우는 논의 과정 자체에서 배제돼 있는 상황이다.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하자는 전통적인 윤리관과 여성의 낙태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 해외에서는?
해외에서도 양측의 주장은 팽팽하게 엇갈린다.
독일은 낙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태아의 생명권이 산모의 자유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또 카톨릭을 국교로 삼고 있는 남미 국가 등에서도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 낙태를 인정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73년 한 임산부가 주마다 다른 법 때문에 ‘원정 낙태’를 떠나는 비용을 주정부 법무장관에게 청구한 ‘’로(Roe vs. Wade) 사건 이후 낙태가 자유화 됐다.
헌법상 기본권인 프라이버시권(Right of Privacy) 속에는 여성의 낙태권도 포함되어 있고 태아의 생명권도 보호해야 하므로 임신 기간에 따라 낙태권을 달리 해석하고 있다.
임신 첫 3개월간은 태아의 독자적 생존가능성이 적어 여성의 낙태권을 우선하고, 이후 3개월(4~6개월)은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을 해치는 경우 등 일정한 경우에 허용하며, 마지막 3개월(7~9개월)은 태아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커지므로 여성의 낙태권보다는 태아보호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16세 이하의 청소년은 의사 2인이 동의하면 남성 등 다른 사람 사람의 동의 없이 임신 중절이 가능하게 돼 있다. 네덜란드처럼 여성의 요청에 따라 24주까지 임신중절이 전면 허용되는 국가도 있다.
홍정기 jebo@jijace.com
2026.10.17 (토) 09: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