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춘추] 박 전 대통령 국법준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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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춘추] 박 전 대통령 국법준수하라

임성욱 시인·사회복지학박사



위대한 철학자가 한 사람 생각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악적인 모습을 보면서. 그는 지금으로부터 2,416년 전에 독당근 액기스로 만든 독배를 들고 죽어간 소크라테스다. 그야말로 어이없는 판결에 의해 목숨을 거둔 인간사 최고의 철인이라 할 수 있다. 기원전 399년 5월 그리스 아테네 종교법정에서 희대의 재판이 시작되었다. 죄명은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아테네 신들에게 불경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3명의 원고가 고소한 죄명이 그렇다.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목숨을 부지할 수도 있었다. 제자들이 그렇게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법도 법이다’는 명언을 남기며 거절했다.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바라봤던 소크라테스는 주어진 사회적 조건을 긍정하는 것이 발전을 위한 기본조건이라 인식했다. 때문에 만약 그 조건을 부정한다면 그것은 바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때문에 비록 악법이라 할지라도 그 악법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에 존재한다면 그것이 바로 사회적 조건이기 때문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 법이 폐지 또는 개정될 때까지는. 때문에 만약 제자들의 의도대로 목숨을 건지기 위해 탈옥을 했다면 그동안 설파해왔던 자신의 논리가 모두 무너지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단 하나밖에 없는 목숨. 그 누구도 버리고 쉽지 않는 것은 인지상정이지 않은가. 소크라테스의 강단진 논리에 순응한 그 당시의 현실인식이 그를 오늘날까지도 살아있게 하고 있다. 철학을, 역사를, 정치를, 학문을 하는 사람치고 그를 접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비록 2,416년 전에 사망했지만 결코 죽지 않고 오늘날까지도 살아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 믿는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 표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부터 지금까지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인 적이나 있었는가. 어쩌면 이것은 우리 모두의 슬픈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의 업보라 할 수 있다. 갖가지 자료들을 통해 죄상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그가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것이다. ‘정치 보복’, ‘재판부에 믿음이 없다’는 등 말을 뱉어내면서. 유체이탈화법도 여전하다. 장삼이사만도 못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 이것도 아니다. 평민들을 욕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호인단도 모두 재판부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다는 의미다. 검찰의 추가 구속영장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나라의 모든 사법제도를 부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신이 부정한 체제 하에서 대통령이 되었으면서도 그 체제를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결코 박 전 대통령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법은 법대로 굴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얕은 수 부리지 말고 정상적인 재판절차를 밟길 바란다. 전직 대통령답게. 이제 국민들도 질렸다. 더 이상 국민들의 기분을 더럽히지 말라. 그렇잖아도 먹고 살기 힘들어서 아우성치는 민초들이 부지기수다. 그런 그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 무슨 희한한 처사인가. 추종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소크라테스의 명쾌함을 전적으로 본받을 수는 없더라도 그런 시늉이라도 해봤으면 한다. 제발 말이다. 자신이 저지른 행태들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배려해 주길 바란다면 인정 많은 국민들이 가만있겠는가.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