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69억 들인 광양 짚와이어, 7개월 만에 좌초 위기…시민 안전 불안·행정 무능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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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9억 들인 광양 짚와이어, 7개월 만에 좌초 위기…시민 안전 불안·행정 무능 도마 위

정인화 광양시장이 짚와이어를 타고 할강하고 있다.(사진=광양시청 홈페이지 발췌)
[지방자치일보] 전남 광양시(시장 정인화)가 69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조성한 관광 인프라 사업 ‘섬진강 별빛 스카이’ 짚와이어가 개장 7개월 만에 사실상 운영 중단 수순에 돌입했다. 기대를 모았던 지역 관광 활성화 사업은 저조한 이용률과 잇단 운영 장애, 구조적 안전성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위탁운영사는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시민사회는 “사업 기획부터 안전성 검토, 수요 예측까지 모두 실패한 졸속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용률 7%…수요 예측은 ‘탁상행정’의 결과
광양시는 ‘섬진강을 따라 하늘을 나는’ 체험형 관광 자원으로 짚와이어를 기획하며 연간 5만5천 명의 이용객을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개장 후 7개월 동안 단 3,910명만이 이용해, 이용률은 고작 7% 수준에 그쳤다. 평일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민간 위탁 운영사는 누적 적자와 지속적인 운행 제한 등을 이유로 광양시에 운영 계약 해지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장 1년도 되지 않아 손을 놓는 이례적인 상황에, 광양시의 수요 예측과 사업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42일만 정상 운영’…기상악화 대비조차 안 된 구조물
더 큰 문제는 짚와이어 운영일수다. 개장 후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된 날은 42일뿐, 나머지 94일은 기상 악화나 장비 문제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운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짚와이어는 물론 탑승객을 운반하는 모노레일까지 함께 운행을 멈춘다. 특히 망덕포구 일대는 강풍과 낙뢰, 해무 등 기상 변화가 잦은 지역으로, 애초부터 실외형 체험 시설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게다가 모노레일은 급경사 지형에 설치되어 에너지 소비가 과다한 데다, 전기요금 부담과 구조적 무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고장이 잦다. 실제로 일부 탑승자는 중간 지점에서 멈춰 서는 ‘미도착 정지’ 상황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모노레일이 매번 덜컹거리며 멈추는 느낌이 들어 불안하다”며, “관광 체험이라기보다 모험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잇단 장비 이상에도 광양시 “사고는 없다”…안전 불감증 논란
광양시는 “공식적인 인명 피해는 없었다”며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간 발생한 장비 이상과 ‘아찔한 정지’ 사례는 적지 않다.

특히 4월 초에는 짚와이어 회수라인 와이어가 해수면 기준 6m에서 3m까지 처지는 현상이 발생해 긴급 보수에 나섰고, 4월 20일경에는 실제 탑승자가 중간에서 멈춰 구조를 기다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더불어 짚와이어 시공을 맡은 업체가 과거 통영 모노레일 사고(탑승객 8명 부상)를 일으킨 업체와 동일하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광양시의 시공사 선정 기준과 안전 검토 절차에 대한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결함을 알고도 눈감은 것이냐”는 불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양시 ‘수수료 조정·재위탁 검토’…책임 회피 논란
사업이 사실상 실패 국면에 접어들자, 광양시는 “운영사와의 계약을 유지하면서 개선방안을 찾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수익 구조 조정, 수수료 인하, 새로운 위탁사 물색 등이 언급되지만, 정작 가장 핵심적인 설계 구조 문제와 기상환경 부적합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없다.

이에 대해 지역 언론과 전문가들은 “위험을 알고도 강행한 대표적 행정 실패”라고 비판한다. 한 지역 언론은 사설을 통해 “관광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안 없는 개발은 되레 도시 브랜드만 훼손한다”며 철저한 감사와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관광도시’ 광양의 민낯…시민 신뢰 회복이 급선무
‘섬진강 별빛 스카이’ 사업은 당초 광양시가 ‘관광도시 도약’을 내걸고 추진한 핵심 프로젝트였으나, 지금은 예산 낭비, 안전 불안, 행정 무책임의 총체적 실패 사례로 전락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더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으로 예산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폐쇄 또는 용도 전환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광양시는 지금이라도 이용자 안전과 시민 여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구조적 개선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고,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있는 평가와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