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구례군, “서시교 갈등, 솔로몬의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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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구례군, “서시교 갈등, 솔로몬의 해법이 필요하다”

‘지키고 싶은 다리’ vs ‘막아야 할 위험’
이 갈등을 잇는 다리는 서로를 이해할 때 비로소 놓일 수 있다.

전남 구례군 마산면에 위치한 서시교.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존치논란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이경재 위클리오늘 기자가 서시교와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김기준 기자 제공)
[지방자치일보] 전남 구례군 서시교를 둘러싼 철거냐 존치냐의 갈등이 해를 넘겨 지속되고 있다. 한쪽은 국가의 하천기본계획을 근거로 "재해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철거"를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지역의 삶을 지키기 위한 "생활밀착형 존치"를 외치며 맞선다.

철거 주체인 익산국토청은 “교량을 최소 3m 이상 높이지 않으면 홍수 시 수위 확보가 어렵다.”고 주장하고, 주민과 시민단체 등 대책위는 “2020년 8월의수해는 교량이 아니라 댐 방류와 제방 붕괴 때문”이라고 되받는다. 갑론을박하는 사이 여름철 집중호우가 눈 앞에 성큼 다가왔다.

수해의 원인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보니 해결책 또한 다르다. 익산청은 다리 아래 수위가 높아져 교량이 범람하기 때문에 현재 다리를 철거하고, 인도교를 설치하되 남쪽 하단부로 1200m의 도로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대책위는 익산청이 홍수위를 과다하게 적용해 교량을 철거하려고 하지만 현 교량을 철거한 뒤 기존의 위치에 현수교를 설치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구례군의회는 주민 편에 섰고, 영산강유역환경청은 하천기본계획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익산청은 여전히 원안 추진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쪽은 수해를 예방하려 하고, 다른 한쪽은 삶의 터전을 지키려 한다. 지금 이 순간도 주민들은 시위와 피케팅, 청원과 모금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솔로몬의 해법은 없을까? 솔로몬은 두 어머니의 다툼 앞에서 아이를 나누자는 판결을 통해 진짜 어머니의 마음을 꿰뚫었다. 지금의 서시교 논쟁은 단순한 구조물 하나의 존폐를 넘어, ‘진짜 주인’이 누구이며, 무엇을 살리고 지켜야 하는지를 묻는 문제다.

기술적 타당성과 법적 기준도 중요하지만, 주민의 일상과 공동체의 생존권은 단순 수치로 대체될 수 없다. 익산청은 ‘안전’을 말하고, 주민은 ‘생활’을 말한다. 양자의 언어는 다르지만, 진심은 모두 지역을 위한 것이다. 양측의 진심이 모두 지역을 위한 것이기에 쾌도난마의 해결책은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한 편을 이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제3의 설계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다. 익산청도 계획을 고수하기보다 지역과 상생하는 대안을 수용하고, 군과 의회, 주민도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현실적 대안을 제시할 때다. 정부와 전남도는 중재자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은 ‘지키고 싶은 다리’를 말하고, 행정은 ‘막아야 할 위험’을 말한다. 이 갈등의 다리는 서로를 이해할 때 비로소 놓일 수 있다.”

일언이폐지하고, 갈등의 강 위에 놓일 진짜 다리의 재료는 '철근'이 아니라 ‘이해와 소통’이다.
김기준 기자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