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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었다. 이 날은 지난 2003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전 세계에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자살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제정한 날이다.
그런데 오늘날 부끄럽게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높다. 생명존중의 정신을 함양하고 자살의 예방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3년 설립된 한국자살협회는 매년 9월10일 기념식을 갖고 자살 예방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자살자수는 1만3513명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 4720명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수치이다. 또한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 당 25.8명으로 2위인 일본의 18.7명보다 1.4배나 높고 경제협력기구(OECD)의 평균치인 12명보다는 2배 이상 높다. 연령층도 갈수록 노년층의 자살률이 높아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자살이란 본인이 그 결과를 알고 행하는 죽음을 말한다.
자살에 대해 에밀 뒤르켈은 당대의 통념을 근거 없는 주장이라 비판하며 사회 전체적으로 감지되는 자살의 요인을 분석하여 자살의 사회적 원인을 제시했다. 자살에 대한 근거 없는 통념은 우울증이나 빈곤, 이혼, 인종, 유전, 기후, 계절별 온도, 모방행위에 의해 인간이 자살을 한다고 여기는 것들이었다.
이러한 통념은 각기 다른 자살을 설명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통념을 자살 원인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뒤르켐은 이러한 통념은 자살에 일정한 영향을 주는 ‘요인’ 일 뿐 ‘원인’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자살이 사회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집단적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뒤르켐이 사회적 통계에 근거하여 주장하는 자살의 사회적 원인은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성 자살로 세분하고 있다.
이기적 자살은 지나친 개인화로 개인과 사회집단의 연결고리가 지나치게 느슨해져서 사회적 통합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뒤르켐 당대의 통계에 다르면 개신교는 다른 종교보다 결속력이 약하기 때문에 다른 종교보다 자살률이 높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면 사회통합력이 높아져 자살률이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이와 반대로 이타적인 자살은 개인주의가 부족하여 발생한다. 이타적인 자살의 경우 사회가 의무적 강제성으로 자살을 강요하는데 늙거나 병든 남자가 자살하는 경우, 남편이 사망한 여자가 자살하는 경우, 족장의 죽음을 뒤따른 부하나 시종의 자살이 이타적 자살의 대표적 유형이다. 명예를 지키기 위한 자살도 이에 속하는데 개인의 인격이 지나치게 흐려지는 군대에서도 명예 자살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아노미성 자살은 사회집단의 질서가 균형을 잃고 흔들릴 때 발생한다.
사회의 규범은 사회구성원이 위기의식에서 벗어나 균형감과 평형감을 갖게 한다. 산업사회 이전에는 국가나 종교가 그 규범의 붕괴를 틀어막고 있었지만 산업사회 이후에는 개인의 욕구 통제와 규범이 무너진 아노미가 항구적이며 정상적이다.
개인의 탐욕이 끝없이 일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일 사회가 개인의 욕구를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개인 욕구는 그에게 괴로움의 원천이 된다.
만일 통념에 따라 생활이 힘들어질수록 자살이 증가된다면 삶이 수월할수록 자살은 감소해야 하는데 사회가 전반적으로 발전할 때에도 자살자수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뒤르켐은 이러한 근거를 통계로 제시하면서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성 자살은 각각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자살의 유형이지만 복합적인 유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살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야 할 일인가? 뒤르켐은 자살은 도덕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자살자수가 증가하는 현상을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규정하고 직업집단을 구성하여 관습과 전통, 권리와 의무를 갖춘 집단적 인격을 형성하여 자살의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전 연세대 마광수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하루에도 약 740명이 목숨을 스스로 끊거나 자살을 고민하는 것으로 한국자살협회는 밝히고 있다.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가 된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과 같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에도 천하보다 귀한 목숨들이 자살로 인해 사라져가는 인류공동의 비극을 제도적으로 막는 일에 최선의 실질적인 노력을 다해야 할 때다.
지방자치일보 jebo@jijace.com
2026.10.17 (토) 13: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