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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
롯데갤러리가 사색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이야기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업을 선보인다.
롯데갤러리는 9월 1일부터 20일까지 ‘개와 의자의 시간’이란 주제로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 그리고 쓰임새가 공존하는 목물 작업들을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2011년 여덟 번째 목수 김씨전에 이어 6년만에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미술평론가 겸 전시기획자, 저술가로 활약하다 목수로 전업한 ‘목수 김씨’이자 인문학자인 김진송 씨가 참여한다.
김 작가는 1997년부터 나무작업을 시작했고, 햇수로 벌써 20년이 됐다.
불혹 즈음 시작한 나무 작업의 동기는 생활적인 고충에 기인한 것이었지만, 단순히 디자인이나 쓰임새를 중심으로 재료를 다루지 않았다. 나무라는 물질의 본성을 통해서 쓰임을 끌어냈는데, 천연목 본연의 형태와 빛깔, 세월의 테에서 적당한 활용도를 연상하고 유추하는 방식이었다. 사람의 필요가 먼저라기보다는 나무의 성질이 변형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획득한 유무형의 이로움을 염두에 두었다.
이는 인간 중심의 시각을 지양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시 주제인 ‘개와 의자의 시간’은 이러한 작가의 관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표현이다. 현대문명에 관한 풍자와 냉소적 시각이 돋보이는 그의 단편 저술 ‘개와 의자의 기원’에서는 개와 의자는 인류 역사와 함께 동시에 진화했다는 다소 엉뚱한 주장이 나온다.
“의자와 개는 인간과 더불어 수많은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 의자는 개의 행동 양식을 닮아 진화했고, 인간은 의자의 모양에 따라 행동했으며, 개는 또 그런 인간을 따라 하는 그런 식이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처럼 어느 순간 홀로 생겨나는 존재가 없듯이, 작가는 내가 주체가 아닌 타자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를 권한다. 상상이 그저 몽상에 그치지 않고 결국에는 나름의 힘을 발휘하는 것도 나와 타자, 혹은 우리와 다른 존재들과의 상호연관성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연유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본 전시에서는 그간 목수 김씨로서 보여주었던 서사와 실용성이 함께 돋보이는 작업 50여 점이 공개된다.
원재료인 나무의 형태와 물성으로부터 파생된 조형물은 귀가 접힌 귀여운 강아지의 모습이기도, 보는 이의 시선을 똑바로 응시하는 당당한 개의 모습이 되기도 하며, 거무튀튀하지만 힘이 넘쳐 봬는 짱뚱어로 분하기도 한다.
비와 바람, 햇볕에 의해 시간의 태를 새긴 천연목은 자연을 닮은 모양과 흐름 그대로 유용한 목그릇이 되기도 하고, 의자와 탁자, 목침, 콘솔 등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때로는 쓸모를 넘어 서사가 넘친다. 버려진 나무에 상상력을 담아내면서 시작된 작가만의 ‘오토마타(움직 인형)’ 시리즈에서는 이야기와 이미지가 온전히 결합돼 있다.
이미지를 깎는 작업과 이야기를 쓰는 작업을 오고 가다 파생된 움직 인형은 손잡이를 돌려 크고 작은 나무톱니들이 움직이면서 비로소 이야기가 생겨난다. 시간성과 공간성이 확보된 목각 인형의 움직임에서 텍스트는 살아 숨 쉰다.
경쟁하듯 창의력을 언급하고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지만, 정작 상상하기를 꺼려하고 생각하기를 주저하는 사회이다. 목수 김씨가 제시하는 ‘자연을 닮은’ 나무 작업에서 상상력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롯데갤러리 관계자는 “뻔한 해설과 정답이 아닌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관람자 스스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가을의 초입 자연을 닮은 나무 작업을 통해 더욱 풍요로운 절기를 만끽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하예림 poipoi8498@naver.com
2026.10.17 (토) 15:06









▲‘강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