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책동” vs “방화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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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분열 책동” vs “방화범”

안철수-천정배, 텃밭 광주서 거친 설전



8·27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사진 왼쪽) 전 대표와 천정배(사진) 전 상임공동대표가 당의 존립기반이자 텃밭인 광주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방화점’ ‘분열 책동’ 등 원색적인 단어들이 동원됐고,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소멸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릴 구원투수를 자임했다.
포문은 천 전 대표가 열었다. 오전 11시 광주시의회 3층 기자회견장. 15분 간 당권 도전 배경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눈길을 끈 건 A4용지 6장 분량의 기자회견문 중 상당 부분이 안 전 대표 출마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국정농단 세력의 홍준표 후보에게조차 밀린 초라한 3위’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직을 다시 차지하려는 몰염치·몰상식’ ‘자성·성찰을 뒤로 하고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인’ 등 반안(反安·반안철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정체성에 강한 의문도 제기했다. 안 전 대표의 ‘극중주의’(極中主義)에 대해 “정체성도, 가치도 명확치 않다. 한때는 샌더스를, 이제는 마크롱을 내세우며 좌우로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진보와 보수, 호남과 비호남이 공존하는 정당인데 극중주의는 호남없는 국민의당, 호남이 들러리서는 국민의당을 표방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호남은 국민의당의 모태로, ‘탈(脫) 호남’을 말하는 건 정치의 ABC, 은혜도 도리도 모르는 것이고, 호남을 외면한다면 이는 정치적 패륜”이라고 강조했다.
천 전 대표는 급기야 “국민의당의 위기는 대선 패배에서 비롯됐다”며 “안 전 대표는 그런 당의 위기를 불러일으킨 방화범”이라고까지 원색적으로 맹비난했다.
이어 이날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연 안 전 대표는 천 전 대표에 비해 직설적 화법은 최대한 자제했으나 ‘탈호남’에 대해선 목청을 높였다.
당 대표 출마가 탈(脫) 호남 전략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그것이야 말로 당을 분열시키는 책동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세워준 정당이다. 안주하지 말고 전국으로 뻗어 나가라고 신뢰를 보내주셨다. 그런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옳지 않고, 전당대회가 그렇게 흘러가서도 안된다”고 힘줘 말했다.
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대 0에서 4차전마저 지면 끝인데 5차전에 등판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집에 불이 나면 모두 불을 끄는데 힘을 보태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당과 운명을 함께 할 각오로 나서게 됐다”고도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그런 뒤 “지방선거가 불과 열 달도 남지 않았다. 한 두 달 더 지지율이 5% 수준에 머문다면 선거는 볼 것도 없다”며 “민주당과 대결할 때 ‘정동영 대 추미애’, ‘천정배 대 추미애’, ‘안철수 대 추미애’ 중 과연 어떤 대결 구도가 한 명이라도 더 당선시킬 수 있을지 당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편 안 전 대표와 천 전 대표 모두 인재 영입과 문호개방 등을 통한 당 저변 확대에 힘쓰되,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출마자 30%를 젋은층에 개방하는 젊은 정당화 ▲17개 시도당을 주축으로 한 분권 정당 ▲’디사이드 마드리드’와 같은 당원중심 정당 ▲민생 정당 등 4가지로 제시했고, 천 전 대표는 ▲정체성 확립 ▲당 역량 강화 ▲호남으로부터의 지지율 회복을 3대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당 대표 경선 후보등록을 마쳤고, 천 전 대표는 11일 후보등록할 예정이다.
김형준 jebo@jij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