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불평등·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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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불평등·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

광주여성재단, 오는 27일부터 ‘페미니스트의 물건’展

▲전시 ‘페미니스트의 물건’ 기획에 앞서 진행 중인 청년들 워크숍 장면.


“어렸을 때부터 나는 배기팬츠와 헐렁한 셔츠를 좋아했다. 대학 입학 후에도 머리는 항상 숏커트를 유지하고 있으며 워커를 즐겨 신는다. 이런 내 스타일이 누구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왜 여자답지 않느냐’라는 말을 항상 듣는다.”
여자 혹은 남자다운 것이 도대체 뭐길래 우리는 각각 ‘다운’ 사람으로 살아야 할까. 그리고 남들이 주장하는 그 ‘다움’이 과연 정답일까.
‘여자는 치마’, ‘남자는 바지’라는 일차원적인 성별 고정관념에서부터 그로 인해 겪었던 성차별과 불평등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장이 펼쳐진다.
24일 광주여성재단은 27일부터 10월 31일까지 재단 내 8층 여성전시관에서 진행하는 기획전 ‘페미니스트의 물건’을 연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청년문화허브가 주관하는 이 전시는 페미니즘(Feminism)에 대한 편견을 성찰하고 성평등의 가치를 공유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해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과 예술·문화계 내 성폭행 사건들 발생 이후 페미니즘은 유행처럼 많은 관심과 논의를 낳았지만 여전히 어렵고 낯선 이론으로 여겨지거나 오해와 편견의 산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명지(31)·김꽃비(28)·차지원(22)씨 등 청년문화허브에서 활동 중인 20~30대 청년여성기획자 3명이 뭉쳤다. 기획자들은 수차례에 걸쳐 지역 청년과 작가 등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이들의 사연을 모으기도 하고, 워크숍 등 공론의 장을 만들어 생각의 차이를 공유하게 했다.
특히 ‘성차별을 겪은 경험’, 또는 ‘성평등에 대한 의견’을 온라인으로 공모해 100여 건의 사연을 받았다. 참여자 대부분은 20~30대 청년들로 ‘건설 회사에서 일하면서 직함이 있음에도 ‘여직원’으로 불리는 경험’, ‘남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알아서 하라는 주위의 시선에 대한 불편함’ 등을 익명으로 남겼다. 세 차례에 걸쳐 열린 워크숍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해 자유롭고 솔직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기획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생산된 결과물들로 전시관을 채운다. 모집한 사연을 상징하는 ‘물건’을 시각적으로 작품화해 전시하는가 하면, 워크숍 등에서 나눈 페미니즘 관련 대화를 녹화해 전시 현장에서 상영하게 된다.
또 참여작가 김서영씨는 ‘과정’이라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을 전시 안으로 끌어들일 예정이다. 김 작가는 전시 관객에게 ‘차별’, ‘불평등’, ‘혐오’, ‘폭력’, ‘억압’ 등 다섯 개의 추상명사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그림을 그리게 한 뒤 휴지통에 버리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참여를 통해 누구든지 페미니즘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그린 그림을 버리는 행위는 버려야 할 기존의 성차별과 페미니즘적 관점을 의미한다.
이처럼 전시는 완결된 채 개전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 참여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관객이 전시현장에서 즉석으로 의견을 개진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코너를 설치해 페미니즘에 대한 의견과 생각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또 전시 기간 내내 페미니즘과 관련된 사연을 계속 접수해 소개할 계획이다. 사연은 인터넷 주소창에 naver.me/xUlrw28R(네이버폼)을 입력해 작성하면 된다.
이와 함께 27일 오후 2시 전시 개막현장에서는 ‘페미니스트의 테이블’이란 문패를 내걸고 전시 참여자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발칙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 행사는 오는 9월 15일 오전 11시 전시관에서 한 차례 더 열리며, 참여는 누구나 가능하다.
염미봉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는 “알고는 싶지만 잘 알지 못했던 페미니즘에 대해 일반인들이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는 자리를 전시로 구현하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가 페미니즘에 대한 자유로운 소통과 가치 공유를 견인하는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형준 jebo@jijace.com